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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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겹친 행운, 천리포수목원 에코힐링센터
작 성 자 오세현 작성일 2015-08-31 14:38 조회 3,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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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여름, 아니 이번 여름은 무척 바쁜 나날이었다. 20여일 남짓한 방학 중에 미국출장 1주일을 포함해서 16일을 출장이었으니 내 가 빠질 무렵, 외손자들 수발로 더 힘든 여름을 보낸 집사람을 위로할 요량으로 무작정 좀 멀리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지? 기껏해야 지리산 언저리나 남해안 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쉽게 떠오르는 곳이 없었다아, 그래, 천리포라는 곳으로 가 보자. 2009년 교원대학에서 있었던 교장자격 연수 당시, 천리포수목원이라는 곳에서 숲 해설사로서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고 계신다는 이름 모를 강사님의 열정적인 모습이 떠올라서 천리포수목원 예약 센터에 무조건 전화를 했다. 그런데 이런 행운이! 에코힐링센터에 방이 하나 있단다. 나의 첫 행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829(), 아침 10시, 진주를 출발하여 남북으로, 동서로 잘 이어진 고속도로를 거쳐 올라가는 도중에 또 다른 기대감으로 부풀게 하는 문자가 날아들었다. "천리포수목원 비공개지역 산책 프로그램 안내"였다. 그래서 즉시 전화를 걸어 예약을 했다. 이것이 두 번째 행운! 천리포수목원의 비공개지역을 산책할 수 있다면 뭔가 특별함이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멀고 먼 초행길이었지만 지루함도 모르고 달렸다
 
  남해안에만 살았던 나는 천리포 인근에 만리포가 있다는 사실 조차도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천리포수목원으로 가다 보니 만리포해수욕장을 들리는 세 번째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다. 만리포 해수욕장의 완만하고 정말 부드럽고 깨끗한 白沙場에서 서해안 낙조를 만끽하고 천리포항에서 집사람이 좋아하는 싱싱한 조개구이며 새우, 꽃게로 푸짐한 저녁을 즐길 수 있었으니 그동안의 피로를 상쇄하기에 충분한 그야말로 힐링의 하루였다.
 
  다음날 830일, 새벽이라고 해도 좋을 일요일 아침 6시에 한국원 숲 해설사님을 만나기 위해 숙소인 에코힐링센터 로비로 나갔다. 당초 3시간으로 예정된 프로그램이었지만 1030분이 되어서야 서둘러서 에코힐링센터로 되돌아오는 동안 천리포수목원 조성의 역사는 물론 식물생태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서 숲과 나무를 보는 제대로된 시각을 일깨워 주신 철인 숲 해설사 한국원님을 만난 것이 네 번째 행운이었다
 
  그러나 그날의 가장 큰 행운은 뭐니 뭐니 해도 비공개 천리포수목원”, 그 자체와의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설립자께서 만년을 보내셨다는 고택 앞마당에서 커피도 대접 받고,  "숲에서는 인간이 주인이 아니라 나무나 식물이 주인이라는 철학으로 세계적인 수목원을 일군 훌륭한 거인을 직접 뵌듯하여 더욱 감동적인 체험이었다.
 
  일본에서 6년 동안 해외파견근무 생활을 했던 나는 카나자와의 "겐로쿠엔"이나 오카야마의 "고락쿠엔" 과 동경이나 교토를 비롯한 곳곳에서 깔끔하게 잘 다듬어진 정원 풍경에 감탄을 했었다. 이처럼 내 눈은 이미 인간의 손으로, 인간의 시각으로 잘 다듬어진 분재같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익숙해지고 왜곡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천리포수목원의 비공개 지역의 비경, 그것은 인간을 위해 조작된 자연의 일그러진 모습들과는 전혀 다른 품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 속에서 지낸 4시간 반, 아니 1박2일동안은 정말 편안했고, 즐거웠고, 행복했고, 많은 공부가 되었다. 이곳 진주말로 에나(진짜)로 좋았다.” 
 
  아무쪼록 설립자의 뜻대로 영원히 천리포수목원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 나무를 비롯한 식물이기를, 그래서 "가장 민병갈적이고 세계적인 수목원"으로 남아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이번에는 계절을 달리하여 꼭 다시 찾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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