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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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탕 사달라 조르는 아이에게처럼 인사를 아니 할 수가 없는 고마움으로...
작 성 자 옥영경 작성일 2015-06-07 10:54 조회 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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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의 또 다른 이름자 고 민병갈 선생님께,
그리고 그 뜻을 이어 애쓴, 애쓰는, 애쓸 모든 분들께 고마움부터 전합니다. 
덧붙여,

한국원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말은 때로 너무 모자라고 한편 언제는 그만만큼의 무한한 인사가 없다는 생각이...
점심밥상(오늘은 대학을 다니는 제자들이 와서 함께 앉을)을 준비하러 나가다가
너무 늦지 않게 꼭 마음을 전하고파 서둘러 몇 자.

돌아와 여러 날이 흘렀습니다.
수업도 수업이고, 부지깽이도 앞세워 들로 나가는 날들이지요.
밀린 일들 수습하고 앉노라니 이제야...
태안에서 보낸 나흘은, 낡은 표현입니다만, 정토 혹은 천국의 시간이라고도 하겠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기념관에서 시작한 숙박인들을 위한 오후의 깜짝해설과
비개방지구의 아침산책이야말로 그 길의 백미였다마다요.
어딜 가면 언제 또 이곳을 올까 싶어
다시 오지 못해도 아쉬울 것 없도록 마음을 잘 갈무리하고 오는데,
천리포수목원은 가고 또 가지 싶습니다, 가족들과도 벗과도 동료들과도.
벌써 두 차례의 여름 일정과 10월 나들이를 잡아보았지요.

선생님의 해설은 쉬엄쉬엄이어서 더 좋았습니다,
함께하는 이들의 호흡을 충분히 고려한.
정보라는 것, 넘치고 또 넘치는 시대 아닌지.
이름을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름을 가진 그 존재와 마주하는 게 더 풍성했던 시간.
이름들이 남은 게 아니라 그 꽃이, 그 나무가,
그 바람이, 그 햇살이, 그 이슬이,
그를 둘러싼 풍경들이 사진처럼 남았습니다.
공부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모르는 것도 많다며 가끔 이게 무어냐는 질문에 대답을 못하셔도
무엇 하나 아쉽지 않았습니다.
외려 그래서 찾아보게 되고, 더 기억하게 되고...
선생님은 '언어'를 넘어 '존재'에 대해 해설해주고 계셨으니까요.

생각나실지요?
아침 산책길에 네잎토끼풀을 건져올렸더랬습니다.
선생님과 보낸 시간의 핵심은 그런 행운이었다 싶은!
서둔 마음에 글이 풀쩍풀쩍 뛰는 망아지 같습니다만
선생님을 따랐던 걸음이 얼마나 귀한 시간이었는지 전해지길.

청안하옵시기.
건강하셔서 오래 뵙기를.

2015. 6. 7.해날,
자유학교 물꼬 옥영경 절

선생님,
아무쪼록 ‘비개방지구 아침산책’이 실험에서 그치지 않고 이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희 몇만 누리기에는 그 호사가 너무 아까운...
훼손에 대한 염려가 크다면 주에 한 차례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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