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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보원장의 정원일기] 4월에 띄우는 초대편지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2-07-02 14:18 조회 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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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피는 언덕에 올라 편지를 씁니다 어서 오라고 이 꽃이 다 피기전에 와야 한다고 이 꽃 질때까지 오지 않으면 정말 당신 만나지 않을 거라고 그리움에 부풀어 오르는 이 꽃봉우리 보면 내 맘 알거라고... 목련꽃 피는 언덕에 올라 편지를 씁니다. 멀리 떠난 그대여, 손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그대여, 봄은 아직 시샘을 다 풀지 못했는지 올 듯 오지 않는데 오늘도 당신 오시는 길 바라보며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목련의 저 마음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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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 하던가요 한송이 목련이 피는 모습을 지켜 보노라면 아! 딸가진 어미의 마음이 이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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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모두 잠드는 한 겨울에도 누구를 못잊어 잠들지 못하는지 목련은 그리움을 키워내지요 눈보라 삭풍을 어찌 이겨내려고 저러는지 아무리 말려도 말려도 막무가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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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철없는 것이 세상 물정 모르는 것이 아니 열길 물길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르는 것을 알리 없는 저 철부지가 어쩌려고 그러는지 그저 바라보며 한겨울 함께 잠 못들며 제발 저 여린것이 상처받지 않기만을 기도할 뿐 달리 할 수없는 자신을 원망해 보지요 저게 어찌 이 애미 맘을 알기나 하겠어요 그저, 이 겨울을 잘 견뎌내고 화사한 봄 날, 한껏 그리움 펼쳐 한송이 목련으로 빛 나기를 그 꽃 지기전에 그리운 이 만나기를 어미는 기도할 뿐이지요 딸가진 어미는 오늘도 새벽을 깨우며 기도하는 손을 내리지 못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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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인가 새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목련이 다 피기도 전에... 어미는 좋아했지요 친구가 생겼다고, 외롭지 않을 거라고... 그러나 새들은 목련을 쪼아 먹기 시작했어요 다 피어 오르지도 못한 목련에 상처만을 남겨놓고 새들은 떠나버렸답니다 가슴치며 울부짖는 어미의 통곡소리가 들립니다 목련꽃 피는 동산에 웃음보다 더 짙은 울음이 퍼집니다 피기도 전에 사그라지는 꽃송이를 보며 한겨울 찬바람도 견뎌낸 저 여린 것을 보며 어떻게 키워낸 것인데, 어떻게 피워낸 꽃인데 세상을 다 준데도 바꿀 수 없는 내 자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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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한송이 목련이 피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딸가진 어미의 마음을 알 듯합니다 저 것이 잘 피어 화사한 봄 날을 맞아야 할텐데 시샘을 내는 꽃샘추위를 잘 견뎌야 할텐데 봄이면 찾아오는 흙먼지 황사비를 이겨내야 할텐데 아니 다가오는 유혹에 넘어지지않아야 할텐데... 초보 수목원장은 지금 딸 부잣집 어미랍니다 이 봄, 그러나 어미는 근심을 다 씻었습니다 걱정도 모두 흘러 보냈습니다 딸들이 이처럼 잘 자라 주었거든요 화사한 목련꽃 세상을 펼져고 있지요 목련, 목련꽃 피는 4월 누구는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던가요 초보 수목원장에게 잔인한 시련이 지나가고 4월 행복한 초대의 계절이 찾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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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초대합니다 목련 꽃 세상을 펼치고 있는 천리포수목원으로... 자랑스런 내 딸들을, 내 딸들이 펼치는 목련꽃 동산을 이 봄 꼭 당신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행여 못 오시겠다는 답장은 띄우지 말아 주십시요 여기 당신을 맞을 의자까지 준비해 두었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 따라 드리겠습니다 아니 목련향 흐르는 목련차가 좋을 듯 싶네요 따스함이 베어나는 커피 잔을 잡은 채, 목련향기에 취해... 자랑스런 내 딸을 당신과 함께 보고 싶습니다 딸 자랑을 당신에게 만큼은 실컷 해 보고 싶습니다 팔불출이 되고 싶답니다. 사랑하는 내 딸들을 위해서

이 길을 따라 오시면 됩니다 딸들이 마중나가 있을 겁니다 지난 밤 내린 봄 빗물로 깔끔히 손질해 놓았습니다 행여 당신오시는 길 티라도 있을가 해서...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오직 한 사람, 당신만 오시면 됩니다 내 딸들이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그 한 사람 바로 당신이 찾아 오신다면 목련꽃 피는 천리포수목원은 꽃대궐이 되는 겁니다. 어서 오십시요. 이 봄이 지나기 전에 내 딸들이 지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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