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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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보원장의 정원일기] 춤을 추며 어서 오십시요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2-07-02 14:17 조회 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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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꽃이 피었어요?" 수목원 가족들의 아침인사입니다 긴 겨울을 알몸으로 지내는 나무들을 보면서 봄처녀보다 더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3월 첫 토요일 아침 일찍 수목원을 찾았습니다 햇살이 먼저 찾아와 나무와 꽃들을 깨우고 있습니다 나무들 물오르는 소리, 꽃잎이 기지개를 켜는 소리... 엊그제부터 쬐끔 얼굴을 내 밀던 크로커스가 무리지어 피었습니다 천리포수목원에 봄이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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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커스가 무슨 꽃이냐구요? 학명이 어떻게 되는냐구요? 혹 꽃 말은 알고 있느냐구요? 이런 것은 아직 몰라요. 초보 수목원장이거든요. 우선 천리포수목원의 나무와 꽃소식을 전하려구요 꽃과 나무를 가까이 하다보면 좀 더 많은 것을 알게되겠지요 그때 차츰 차츰 자세한 것들을 알려드릴게요 봄이 되면 수목원 가족들이 오늘은 피었을까? 찾는 꽃이 있지요 바로 '설강화'입니다. 천리포수목원에 봄소식을 전하는 전령사이거든요 아 그런데 며칠새 거친 흙바닥에 쌀틔밥같은 설강화가 이미 자리를 잡았네요 길가에서 멀찍이 무리지어 피어 있어 카메라에 잡히지 않아 애를 먹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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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길가에 한송이 피었네요 애기초롱같다고요. 새끼전구같다구요. 아 이 모습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가요 저 여린 것이 굳은 땅과 낙엽을 밀치고 세상으로 나오다니요... 청초, 우아 보다는 온유, 겸손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봄은 알리는 또다른 꽃, 그 이름도 '영춘화' 수목원 남쪽 담장에서 이른 햇살을 마시며 꽃봉우리를 키우더니 오늘 몇 송이가 태어났습니다. 봄을 환영하는 꽃, 영춘화가 피었으니 이제 맘껏 봄맞이를 해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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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수목원에서는 복수초가 피었다는 소식을 들은 지 보름이 지났는데도 이곳 천리포수목원 복수초들은 게으름을 피우더니 3월이 되자 화들짝 피어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천리포수목원은 서울보다도 훨씬 남쪽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는데 목련도 서울보다 10일 정도 늦게 핀다고 하니 게으른 종류의 꽃과 나무들이 사는 마음안가요? 아님 slow garden인가요? 이 역시 초보 수목원장으로 아직 모르겠네요. 좀 일찍 피면 일찍 지겠죠. 늦게 피었으며 오래 머물 것이구요. 그래 복수초야 이 봄을 오랫동안 붙잡아 두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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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홍릉수목원에 있는 풍년화가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지요 방송국에서는 풍년화가 언제 피어나는지 경쟁하듯 취재하구요. 풍년화 역시 서울보다 열흘정도 늦게 이제사 활짝 피었습니다. 이처럼 풍성하게 풍년화가 피었으니 금년은 분명 풍년이 올 것 같습니다. '더도 말고 덜고 말고 금년에 30만명이 천리포수목원을 방문케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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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천리포수목원 효자노릇한 톡톡히 한 '납매' 섣달에 피는 매화라 하여 섣달을 떳하는 납자를 써서 납매라 한답니다. 섣달이 지난지 한달이 넘었어요 아직도 방문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수목원가득 그윽한 향기와 시들지 않는 자태... 사는 동안 품위와 향기를 잃지 않는 '납매' 그 매력에 차츰 빠지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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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시나요? 잎 위에 뽀쪽히 잎이 돋아 나고 그 사이에 피어나는 꽃이... 무슨 꽃이냐구요. 당연히 모르죠? 이름을 몇 번 들었는데도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러면서도 수목원장 노릇할 수 있느냐구요? 한 달 된 수목원장이니 쬐금만 참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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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표찰만 보세요. 영어로 쓴 것이 이름인 것 같은데 1976-0114는 무슨 표시냐구요? 1976년도에 114번째로 심은 나무라는 표식입니다. 천리포수목원에 있는 14,000종이 넘는 나무들은 모두 이런 이름표를 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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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목원을 돌아보면서 꽃보다도 나를 감동케 한 표지판입니다. 며칠전 연못에 배수로 공사를 했는데 공사를 마치고 나서 이런 표지판을 세웠네요. '공사중, 접근금지' 이런 문구보다 얼마나 근사한가요? 천리포수목원 직원들의 수준을 아시겠죠 혹시 시인 수목원장께서 힌트라도 준 것 아니냐구요. 아뇨. 저도 오늘 아침 처음 보고 감동받았다니까요. '노랑나비 흰나비.. 아니 사랑하는 님들이시여!!! 춤을 추며 오십시요 천리포 수목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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