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로 바로가기 왼쪽 하위메뉴로 바로가기

식물이야기

HOME 커뮤니티 식물이야기


제목 [식물이야기] 106. 우정을 기리는 상징목 은행나무 ‘마리켄’
작 성 자 관리자 작성일 2018-02-14 09:46 조회 513
공유하기
첨부파일

 

0d63b0bb4679080dc8cf13137d5a6263_1518568



106. 우정을 기리는 상징목 은행나무 ‘마리켄’


.사진_천리포수목원 최수진 홍보과장

 내년이면, 태안에 산 지도 어느덧 10년이 된다. 태안은 바다가 가까워 해산물도 풍부하고, 미네랄 풍부한 식재료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데다 인심도 좋고 경치도 아름다워 참 살기 좋은 곳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부모님과 친구들 생각이 날 때가 종종 있다. 아마도 천리포수목원 민병갈 원장도 이런 생각을 하셨으리라. 다행히도 타지에서 의형제처럼 서로 의지하고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하는 한국인 친구가 있었는데 바로, 지금의 남이섬을 만든 민병도 선생이다. 민병도 선생은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분으로 한국은행을 다녔던 민병갈 원장과는 직장 상사이자 둘도 없는 친구였다고 전해진다. 민병갈 원장은 칼 페리스 밀러(Carl Ferris Miller)란 자신의 영어 이름 중 밀러씨의 첫 발음이 같다는 점에 착안해 민병도의 성과 돌림자에 자신의 영어 이름 중 을 따서 민병갈이란 이름을 지었다. 이름도 비슷한 두 사람은 후에 쓰레기가 나뒹구는 유원지와 민둥산 모래땅을 남이섬과 천리포수목원으로 만들어 놓는다.

 
0d63b0bb4679080dc8cf13137d5a6263_1518568

 두 사람 사후에 천리포수목원과 남이섬은 두 분의 자연사랑과 참된 우정을 기리기 위해 서로의 동산에 작은 주제원을 만들기로 했다. 남이섬은 천리포수목원의 목련을 가져다 심어 천리포수목원 목련원을 조성했고, 천리포수목원은 남이섬을 형상화한 반달모양의 지형에 민병도 선생의 호를 딴 남이섬수재원을 만들었다. 오늘 소개할 나무는 남이섬수재원에 심어진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 마리켄(Ginkgo biloba 'Mariken')'이다. 천리포수목원의 다양한 식물 중에 봄이면 목련, 겨울이면 호랑가시나무가 떠오르는 것처럼 남이섬하면 메타세쿼이아와 은행나무가 가장 먼저 연상된다. 천리포수목원은 남이섬수재원을 조성하면서 남이섬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나무 심고 싶었다. 하지만 두 나무 모두 키를 크게 키우며 크는 나무인지라 고심 끝에 키를 작게 키우면서도 샛노란 단풍이 아주 인상적인 은행나무 마리켄을 심게 되었다.

0d63b0bb4679080dc8cf13137d5a6263_1518569

 은행나무 마리켄1995년 네덜란드 동부에 위치한 나이메헨(Nijmegen)의 크로넨버그 공원(Kronenburger Park)을 지나던 피에트 베르겔트(Piet Vergeldt)가 발견해 선발한 나무이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데, 마리켄의 경우 수나무만 존재한다. 네덜란드에서 발견될 당시 수나무에서 돌연변이 된 부분만 잘라서 삽목으로 번식되었기 때문이다. 수나무이기에 열매를 얻을 수 없어 삽목과 접목으로만 번식 할 수 있는 은행나무 마리켄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은행나무와 사뭇 생김새가 다르다.

0d63b0bb4679080dc8cf13137d5a6263_1518569

 일반적으로 은행나무는 오리발처럼 생긴 잎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이 나무는 두 갈래에서 다섯 갈래까지 갈라진다. 작은 잎들이 오밀조밀하게 나뭇가지마다 빽빽하게 모여 나는 데다 가을에 눈이 부실 정도로 샛노란 색으로 단풍이 들어 컨테이너 재배, 분재에 즐겨 이용된다. 무엇보다 성장 속도가 연간 2cm~5cm로 매우 느린 편으로 최대 1.5m 정도까지 낮게 자라기에 미니어쳐 정원을 조성할 때 안성맞춤으로 요긴하게 활용된다. 추위나 공해, 바닷바람에 잘 견디고 심지어 마른 토양, 대기오염 등의 악조건에서도 잘 자라니 몸집이 작다고 얕보면 안 된다.

0d63b0bb4679080dc8cf13137d5a6263_1518569

 은행나무는 지구상에 살아남은 식물 중 가장 오래된 식물 중 하나로 꼽힌다. 화석에서 발견되는 나무이기에 화석 식물이라고도 불리는데 특이하게도 세계적으로 오직 은행나무 1, 1종만이 전해진다. 가까운 태안의 흥주사에도 오래된 은행나무를 만나 볼 수 있는데, 피붙이 하나 없고 가까운 친지 없이 외로이 살아온 나무이지만, 의젓하게 자라 많은 사람들을 품어주고 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피붙이 없이 홀로 살아온 민병갈 원장에게 민병도 선생 같은 존재감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은행나무 마리켄은 차가운 정원에 따뜻한 햇살 같은 단풍으로 온기를 전해준다. 무엇을 해도 흠이 되지 않고 서로를 지지해주는 친구들이 오늘따라 보고 싶어진다.

 

이전글 [식물이야기] 107. 사랑스러운 분홍빛 나무 ‘좀참빗살나무’
다음글 [식물이야기] 105. 늦가을에 주목받는 기운 센 야생화 ‘털머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