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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105. 늦가을에 주목받는 기운 센 야생화 ‘털머위’
작 성 자 관리자 작성일 2017-12-04 15:36 조회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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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늦가을에 주목받는 기운 센 야생화 털머위

 

 

.사진_천리포수목원 최수진 홍보과장

  바람이 제법 쌀쌀해졌다. 바다도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린 듯 거센 파도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가을을 통째로 집어삼킬 듯이 넘실거린다. 거친 파도에 실려 온 강한 바람에 열매 전시회를 하기 위해 세워 둔 이젤은 뒤엉켜 넘어지고, 국화 화분도 여기저기 쓰러져 난리다. 이젤과 화분을 세우며, 시린 바람에 놀라 내 옷깃도 세운다. 이 정도 바람이면 누구나 저절로 몸이 움츠려 들 법한데, 길섶에 꽃을 피운 털머위(Farfuguim japonicum (L.) Kitam.)는 여전히 꼿꼿하다. 마치 기운 센 천하장사 같다. 생기 있던 식물들이 하나 둘 빛을 잃어가는 스산한 이 계절, 털머위는 윤기나는 넓은 잎 사이로 곧추 자란 꽃대를 세우고 향기까지 좋은 꽃을 줄줄이 피우고 있다. 생기가 넘치는 노란 꽃은 정원의 등불이 되어 반짝반짝 빛난다. 유행가 가사처럼 이 계절 주인공은 털머위 바로 너~! 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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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머위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중국 등에 서식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울릉도를 비롯한 경남, 전남 해안가 등에서 자생하는데 음지에서도 잘 자라서 건물과 건물 사이, 실내, 큰 나무 아래 즐겨 심어진다. 꽃이 귀한 계절에 꽃을 볼 수 있어서 조경용, 관상용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데, 남부지역에서는 한겨울에도 싱그런 푸른 잎을 볼 수 있지만 중부지역에서는 잎은 죽고 뿌리만 살아남아 생명을 유지한다. 천리포수목원은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푸른 잎을 간직한 털머위를 만날 수 있는데, 원종 외에도 잎에 유백색의 무늬가 불규칙하게 들어가 있는 무늬털머위 아르겐테움과 잎에 황금빛 점무늬가 있는 무늬털머위 아우레오마쿨라툼등이 수집되어 있다. 털머위속 중에서는 유백색 무늬를 띤 무늬털머위 아르겐테움이이 제일 먼저 수목원에 도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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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을 방문하신 탐방객들 중에는 종종 털머위를 보고 쌈과 나물로 즐겨 먹는 머위와 헷갈리는 분들이 많다. 바닷가에서 잘 자라는 털머위를 두고 갯머위라고도 하는데, 엄연히 식물 족보가 다른 풀이지만 이름도 비슷하고 잎의 생김새도 비슷해 혼동되는 탓이다. 털머위는 머위와 다르게 독성이 있어서 주의를 요하기에 두 식물의 차이를 알아두면 유익하다. 머위는 이른 봄 수꽃과 암꽃이 흰색으로 각각 피지만, 털머위는 가을부터 피기 시작하여 겨울 초입까지 샛노란 꽃을 피워 개화 시기가 다르다. 하지만 꽃을 찾아보기 힘든 시기에는 잎의 차이로 두 식물을 구별하는 게 좋다. 털머위는 추위와 바람을 견디기 위해 두껍고 반질반질 윤기나는 잎을 가졌는데, 머위보다 조금 더 짙은 녹색을 띤다. 머위가 여리고 수수한 느낌이라면, 털머위는 강건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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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머위는 동의보감에서는 잎이 둥글고 미끈한 수련과 비슷하다는 의미로 연봉초라 하여 열이 심하고 오한을 느끼는 감기나, 눈 충혈, 인후염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털머위는 지역에 따라서는 곰취가 잎과 꽃이 비슷하여 크다는 뜻의 이란 접두어를 붙여 말곰취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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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간이 긴 털머위는 지는 꽃들이 많아지는 겨울이 가까워지면, 곤충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끝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강인한 꽃을 피워내는 털머위와 바람에 흔들리는 그 긴 꽃대 위에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네발나비, 박각시가 오늘따라 애잔하게 느껴진다. 끝이 보여도 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제 할 일 하는 자연을 통해 오늘도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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