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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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100. 가을 정취의 절정 팜파스그래스 '서닝데일 실버'
작 성 자 관리자 작성일 2017-09-24 17:23 조회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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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가을 정취의 절정 팜파스그래스 선닝데일 실버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과장

 

 

아직 여름이 머문 자리가 남아 있지만, 소리로 느끼는 수목원은 가을의 한복판에 와 있는 듯하다. 사르륵, 도도독, 파르르, 귀뚤귀뚤... 가을 소리로 가득하다. 높은 하늘도 감사한데, 거기에 한들한들 서늘한 바람까지 불어오고, 바람을 탄 잎들은 끊임없이 가을의 노래를 부른다. 지그시 눈을 감고 햇살과 바람을 느끼며 이따금 새들의 지저귐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로 이 순간이 힐링이다! 부대끼는 일상에서 조금은 느슨한 여유와 느림, 거기에 가을 소리까지 더해지는 가을 정원이야말로 힐링하기 적격인 곳이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팜파스그래스 선닝데일 실버(Cortaderia selloana 'Sunningdale Silver')’ 가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힐링 하러 오라 손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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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와 갈대는 들어봤어도 팜파스그래스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팜파스그래스는 코르타데리아속의 벼과 식물로 상록성 또는 반상록성 다년초로 뉴질랜드, 뉴기니, 남미 등에 23종 분포한다. 남미의 초원지대를 뜻하는 팜파스(Pampas)와 풀을 뜻하는 그래스(grass)가 붙여져 남미 대초원지대가 원산인 억새와 비슷한 풀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정원에서 관상용으로 기르는데 깃털 모양의 호리호리한 화서(꽃이 줄기나 가지에 붙어 있는 상태)와 늘씬한 잎과 쭉쭉 뻗은 줄기 등이 주요 감상 포인트다. 주로 가을이나 겨울에 정원에서 수직적으로 존재감을 크게 부각시키는 식물이다. 가을 이전까지는 여기에 이런 식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시선을 끌지 못하는데, 꽃대가 만들어지면서 그동안의 설움을 설욕하듯 유감없이 매력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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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파스그래스 중에서도 선닝데일 실버는 크게는 3m까지 지라는데 은빛 깃털 같은 큰 화서의 위엄이 다른 팜파스그래스 중에서도 대단히 뛰어나 호평받는 품종이다. 은백색의 얇고 고운 질감의 꽃을 한껏 달고 바람이라도 살랑 불어대면 은빛 파도가 물결치듯 눈을 어지럽힌다. 늦여름부터 채비를 시작해 한껏 부풀어 오른 작은 꽃들은 가을 하늘과 대비를 이뤄 찬란하다 못해 눈이 부시다. 올해는 봄 가뭄이 심한 탓인지 다른 해에 비해 키를 낮추어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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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의 가장자리나 경계부에 많이 식재하는데, 나란히 심으면 대나무 잎처럼 생긴 좁고 가는 잎은 예리하고 촘촘해서 침입자를 방지하기 위한 울타리로 활용해도 좋다. 활처럼 늘어진 잎은 고급스럽고 우아하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바람에 흔들리는 잎의 춤사위가 예술이고, 그 속에 사각대는 잎사귀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 시각, 청각의 효과를 모두 가지고 있으니 가을 정원에는 이만한 효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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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에는 197946일 영국 사우스 다운(South down) 농장에서 도입되어 억새원, 겨울정원, 어린이정원 등에 식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그라스류는 지대가 높거나, 경사가 있는 구릉지역에 많이 심겨지는데, 천리포수목원의 경우 평지라도 해안의 바닷바람이 잘 불어오는 곳에 식재하여 바람에 흔들리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연출했다. 천리포수목원의 팜파스그래스 선닝데일 실버는 국내의 국립수목원과 고운식물원, 태안의 청산수목원으로 분양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한번 심으면 오래 살고, 벌레와 질병이 거의 없는 데다 다양한 타입의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라 유지관리가 거의 필요 없기에 정원에 심기 좋은 식물 중 하나다. 다만, 내한성이 약해 중부 이북에서는 늦가을에 전정 후 볏짚이나 왕겨 등의 보온재를 활용하여 보온을 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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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으로 많은 것을 보고 익힌다. 어쩌면 눈으로만 느끼고 있는 정원을 이번 가을에는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더불어 씨앗 터지는 소리, 잎사귀 부딪히는 소리, 가을비 내리는 소리, 낙엽 뒹구는 소리...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가을이 여무는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놀랍고 신비로운 또 다른 자연의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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