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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94. 우리나라 유일의 자생종 노랑 무궁화 '황근'
작 성 자 관리자 작성일 2017-07-14 11:39 조회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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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유일의 자생종 노랑 무궁화 황근

 

.사진_천리포수목원 최수진 홍보과장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수목원에 근무하니 따로 여름휴가 없어도 되겠어요란 말을 종종 듣기는 하지만, 직장인들이 다 그렇듯이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여름휴가를 가슴 한 편에 품고 이 더위를 견디고 있다. 여름휴가지로 각광받는 곳 중 한 곳인 제주도에서 최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국립생물자원관이 황근(Hibiscus hamabo Siebold & Zucc.)’을 증식하는데 성공하여 올레길과 같은 제주도의 대표 관광지에 대량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제주도에 황근 2,000여 본을 식재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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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황근은 우리나라의 무궁화속 식물 중 유일한 자생종이다. 무궁화를 오래전부터 나라꽃이라 여겼기에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식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아직 우리나라에서 무궁화의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어른에서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국화를 무궁화로 알고 있지만, 아직 법률상 무궁화를 국화로 지정한 바가 없어 지금도 무궁화를 두고 나라꽃 시비가 오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궁화가 고조선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우리나라에 널리 심어져 왔고, 오랜 시간 한민족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눈 식물이라는 점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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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원산지에 대한 논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자생하는 무궁화속의 식물인 황근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자생식물임에도 불구하고 황근을 제대로 감상한 분들이 없는 이유는 이 식물이 우리나라 제주도와 전남 일부 섬 지역 등 해안가에서만 자생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안도로 건설과 같은 자생지 파괴가 빈번하여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서 국제적으로 절멸 가능성이 있는 야생생물의 명단에 오를 만큼 세계적으로도 그 개체 수가 많지 않다. 다행히 천리포수목원은 황근을 보호하고 있어서 밀러가든 희귀멸종위기식물전시원(온실)에서 지금 한창 노란 꽃을 피우고 있는 황근을 만날 수 있다. 초록 잎과 노란 꽃이 대비를 이뤄 이 계절 황근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안겨주는데, 특히나 얇은 한지로 꽃잎을 말아 놓은 듯 꽃이 우아하면서도 기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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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 황근은 노란색 꽃을 피운다. 일반적으로 무궁화라고 하면 흰색이나 분홍색, 청색의 꽃 색을 떠올리게 되는데, 유일하게 노란색 꽃잎을 달고 있어서 국명마저 누를 ()’에 무궁화를 뜻하는 (槿)’을 조합하여 황근이라 부른다. 무궁화속 식물인 아욱과 부용과도 비슷하면서 바닷가 인근에 자라 갯아욱’, ‘갯부용이라 불리기도 한다. 황근은 노란색 꽃 중앙이 짙은 자주색을 띠고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안겨주는데, 잎도 심장 모양으로 둥글어서 다소 이국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다. 둥근 잎은 가을에 노랗고 붉게 단풍이 들어 떨어지는데, 색이 고와서 책 사이에 끼워두고 책갈피로 활용했던 경험이 떠오른다. 무궁화가 그렇듯 황근도 아침에 꽃을 피워 저녁에 꽃이 지는데, 꽃이 질 때는 필 때보다 약간 붉게 변해 주홍빛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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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m 남짓 아담하게 자라는 황근을 한 번 이라도 본 이들은 집주변 화단으로 옮겨놓고 싶은 욕심이 생길 법한데, 멸종위기 야생생물 종답게 생육환경이 까다로운 편이다. 해안가에 자라는 식물인 만큼 바닷바람에는 잘 견디는데 건조에 약하고, 대기오염에 취약하며,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이라 음지에서는 꽃이 피지 않는다. 남부 수종이다 보니 내륙에서는 월동이 어렵다. 천리포수목원에서도 1975년 처음 도입되었으나 죽고 그 이후 1977, 1980, 1982, 1988, 1993, 2000년까지 지속적으로 씨앗을 도입하여 키우다 죽는 실패를 거듭한 끝에 2001년에 도입된 황근이 고맙게도 뿌리를 내리고 수목원에서 자리를 잡아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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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극복한 뒤에 따르는 기쁨만큼 값진 것이 있을까? 어렵게 살린 황근이기에 더 소중하고, 힘든 일상을 견디고 맞이하는 여름휴가가 더 달콤한 것처럼! 혹시 여름휴가로 제주도를 방문한다면, 한여름 흐드러지게 핀 황근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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