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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90. 애기말발도리 ‘니코’ 작다고 얕보면 큰일 나요.
작 성 자 관리자 작성일 2017-05-22 18:09 조회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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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기말발도리 니코작다고 얕보면 큰일 나요.

 

.사진_천리포수목원 최수진 홍보과장

 

며칠 수목원을 비웠더니 모란은 이미 한창이다 못해 지고 있고 팥꽃나무, 조팝나무, 매자나무, 영산홍, 만병초가 릴레이 하듯 꽃불을 밝히니, 발걸음이 빨라진다. 바쁘게 눈도장 찍으며 두어 시간 수목원을 거닐다 보니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다. 엊그제 봄소식을 전한 듯싶은데, 어느덧 여름이 가까이 다가온 걸 느낀다. 해맞이, 바람맞이를 시시때때로 하는 수목원의 식물들은 사람보다 훨씬 더 빠른 걸음으로 여름을 느끼고 준비할 터이니, 지금부터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내년에도 같은 자리에서 또 꽃이 필 테지만 정성을 기울여 공들여 만드는 꽃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싶다.

 

다행히 애기말발도리 니코’(Deutzia gracilis ‘Nikko’)의 절정은 곁에서 지켜볼 수 있을 듯하다. 두 살 배기 딸아이의 눈높이에 딱 맞을 듯싶게 자란 나무는 꽃봉오리를 잔뜩 품고 있다. “~ 이제 시작입니다. 준비하세요, 저 이제 꽃 필거에요~!” 선전포고라도 하는 듯 알알이 맺힌 진주 구슬 같은 꽃봉오리가 나무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흰색의 둥근 꽃봉오리가 어림잡아 세어 봐도 수 천 만개는 족히 넘어 보인다. 꽃을 피우기도 전에 이미 시선을 끌기에 꽃이 활짝 피면 시선 강탈은 당연한 이치이지 싶다. 양지바른 곳 일찍 핀 서너 개의 꽃만 보아도 일제히 다 피었을 때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울지 짐작이 간다. 긴 꽃자루에 5갈래로 갈라진 흰색의 꽃이 대략 12-15개 정도 붙어 있는데 그 모습이 앙증맞은 종처럼 보인다. 덜 핀 동그란 꽃봉오리가 바람을 타고 흰 꽃에 부딪혀 ~ ~’ 종소리가 울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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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발도리는 범의귀과 말발도리속에 속하는 낙엽 지는 관목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등에 자란다. 열매의 모양이 말발굽을 닮아 말발도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말발도리속은 아시안 온대, 중미에 걸쳐 약 60여 종류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매화말발도리, 털말발도리, 바위말발도리, 애기말발도리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니코는 애기말발도리의 원예품종으로 말발도리 중에서도 가장 키가 작게 자라는 난쟁이 말발도리다. 1976년에 일본 고텐사시에 있는 와타나베 양묘장을 방문한 미국 국립수목원 국장과 수석 원예사에 의해 선발된 품종으로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니코'라는 이름을 얻게 되어 1980년대 후반에 대중에 알려졌다. 낮게 자라지만 가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게 잎이 나고 그 사이마다 풍성하고 화려한 꽃을 피워 말발도리 품종 중에서도 관상가치가 가장 우수한 식물로 손꼽힌다. 1989년에는 미국 펜실베니아 원예협회로부터 금메달을 받기도 한 나무이기도 하다. 꿀과 화분이 많아 벌들이 많이 모이고, 크게 환경을 가리지 않고 척박한 지역에서도 잘 자란다. 이 나무는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아 작은 정원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각광을 받는다. 작다고 얕보면 큰일 날 나무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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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버드나무 잎같이 생긴 잎은 가을에 매력적인 자주색으로 단풍이 들어 또 한 번 정원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단풍지고 잎이 떨어지고 나면, 어찌 그간 많은 잎과 꽃을 달고 있었는지 의아해질 정도로 가느다란 줄기가 드러나 놀라움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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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말발도리 니코는 아니지만 몇 해 전 순천만국가정원에서는 말발도리 3,000여 주를 심어 꽃길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기사를 통해 알았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기 위해 일부러 들른다는 꽃길이란다. 말발도리의 꽃말이 애교이기도 하지만, 나무를 다 덮을 정도로 화려한 말발도리 꽃길에서 고백을 받는다면 더 큰 감동으로 와 닿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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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천리포수목원의 애기말발도리 니코가 나지막이 펼쳐놓는 사랑스러운 꽃길도 시작이다. 사랑하는 부모님,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 사랑하는 자녀, 사랑하는 선생님... 꽃길에서 고백할 사람들이 꽤나 많다. 그리고 자연은 언제나 풍성한 기회를 가져다준다. 단지 우리가 기회를 잡지 못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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