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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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88. 요리조리 살피고, 이모저모 뛰어난 '수선화'
작 성 자 관리자 작성일 2017-04-28 10:21 조회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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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살피고, 이모저모 뛰어난 수선화

 

.사진_천리포수목원 최수진 홍보과장

 

종종 거울을 즐겨 보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시시때때로 거울을 꺼내드는 모습이 내게는 낯설다. 하지만 너무 과하지만 않는다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정성을 쏟는 거울보기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된다. 업무 특성상 방송에 간혹 출연할 때가 있다. 눈썹이 뺨에 붙어 있거나, 입술이 지워진 줄도 모르고 촬영을 하고 난 뒤에 방송을 보고 후회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거울 속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한 발짝도 꼼짝하지 못하고 물속으로 빠져버린 나르키소스가 남긴 수선화(Narcissus tazetta var. chinensis Roem.)가 천리포수목원에서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본인을 보고 사랑에 빠질 만큼 자신이 마음에 들다니 부러울 따름이다.

 

수선화는 여러 세기 동안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경하고 열망하는 사랑, 운수가 좋은 조짐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어디 있을까마는 수선화는 시공간을 넘어 그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추사 김정희는 맑은 물에서 참으로 해탈한 신선을 보는구나라며 그윽하고 담담한 기품이 있는 수선화를 표현했다. 수선화(水仙花) 이름 뜻 그대로 물가에 자라는 특성을 반영한 동시에 신선의 반열에 올리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는 수선화를 두고 빵 두 개를 가졌다면, 그중 하나를 팔아 수선화를 사라. 빵은 너의 몸을 살찌게 하고, 수선화는 너의 영혼을 살찌게 하리라.”라고 극찬을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기독교 교회에 이르기까지 수선화는 사원과 교회를 장식하고 장례용으로도 사용해 부활과 영생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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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로 여러해살이풀인 수선화는 추위에 강해 동아시아에서 유럽까지 넓게 분포되어 자란다. 우리나라 거문도, 제주도에 가면 해안가를 중심으로 무리지어 자란 수선화를 볼 수 있는데, 충남에서는 서산 유기방가옥 뒤로 빼곡하게 수선화가 심겨져 해마다 노란 꽃 물결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천리포수목원에는 대략 50여 종의 수선화가 자라고 있어 노란색, 흰색, 주황색, 빨간색이 곁들어진 크고 작은 수선화를 만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선화는 꽃잎을 여섯 장 달고 있는데 그 가운데 나팔 같은 독특한 모양의 꽃잎이 얹혀있다. 이를 두고 부화관(副花冠)이라 하는데, 그 모양이 옥대에 받쳐놓은 금 술잔 같아 수선화를 금잔옥대(金盞玉臺)라 부르기도 한다. 부화관은 수선화 종류에 따라서는 오글오글하기도 하고, 꽃잎보다 더 크게 피어나기도 하고 그 형태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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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에서는 이 부화관을 으로 여겼다고 하는데, 시인 갈리브가 수선화를 장미와 잔디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만든 정원의 눈이라 생각한 것과 상통한다. 바람을 타고 일렁이는 수선화가 망원경 같은 부화관을 앞 세워 정원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생각하니 참 재미있다. 지난해 5월에 수선화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수선화는 커다란 꽃에 비해 줄기가 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에 꺾이지 않고 잘 자란다. 이는 수선화의 줄기 구조가 원통형의 곧은 줄기를 가진 여느 꽃들과 달리 타원 형태가 나선형으로 비틀리면서 올라가기 때문에 바람의 저항을 덜 받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연구팀은 이를 착안하여 바람의 영향을 20% 정도 줄일 수 있는 구조를 발견했다. 이러한 구조를 굴뚝, 초고층빌딩, 안테나, 골프클럽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하니 수선화 줄기가 새삼 대단해 보인다. 수선화의 가치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겨울부터 초여름까지 오랜 시간 꽃을 피우는 수선화가 알뿌리의 뛰어난 수분저장력에 주목해 피부에 보습효과가 뛰어난 화장품을 생산하기도 했다. 꽃 모양새 뿐 아니라 이모저모 뛰어난 구석이 많은 식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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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선거를 위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가만히 있지 말고 바람을 탄 수선화처럼 요리조리 살펴봐야 한다. 자기 사랑이 지나쳐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사람이 아닌, 자신을 들여다보며 부끄럼 없이 당당할 수 있는 사람, 이모저모 뛰어난 구석이 많은 사람을 찾아야 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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