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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86. 영춘화 봄.봄.봄! 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
작 성 자 관리자 작성일 2017-03-14 17:45 조회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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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봄..! 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

 

.사진_천리포수목원 최수진 홍보과장

 

바람 불어 쌀쌀한 날들이 이어지지만 햇살이 따뜻하다. 살을 에는 바람도 희망을 잉태한 강인한 봄기운을 막을 수는 없는지 천리포수목원 소릿길 끝자락, 햇살 고운 돌담에 기댄 영춘화(迎春花, Jasminum nudiflorum Lindl.)'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영춘화가 봄맞이 테이프를 끊어야 봄이 올 것처럼 이름 뜻마저 봄을 맞이하는 꽃이다. 눈보라도 치고, 꽃샘추위 몰려와도 영춘화가 피었으니 누가 뭐래도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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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초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치킨을 배달시켰다. 배달 오신 사장님께서 대뜸 이제 좋은 날 다 갔네.”라며 딸아이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넨다. 채 피우지도 않은 배움의 꽃봉오리가 입학 첫날부터 꽃샘추위 같은 현실에 주눅이 들까 봐 걱정이다. 3월에 들이닥친 꽃샘추위를 견디고 노란 꽃봉오리를 틔운 영춘화가 문득 떠오른 까닭이다.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인 영춘화는 중국이 고향이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설중사우(雪中四友)'라 하여 영춘화를 납매, 수선화, 동백나무와 함께 이르게 꽃을 볼 수 있는 식물로 일컬어왔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원예관상수로 활용되어 공원 화단이나 수목원에서 만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스민(Jasminum) 종류는 꽃향기가 진하고 좋아 향료나 차로 즐겨 이용된다. 중화요리집에서 종종 맛볼 수 있는 자스민차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이 영춘화도 자스민 종류에 속한다. 필시 향긋한 봄 내음을 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코를 킁킁 가까이 대어보지만 꽃향기를 맡을 수가 없다. 아쉽게도 영춘화 꽃은 향기가 나지 않는다. 향기가 없으면 어떠랴! 나팔 모양의 노란 꽃이 줄기마다 경쾌하게 피어나 마음에 한껏 봄을 불러 일으켜주기에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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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야에 자생하지 않기에 한번 즈음 이름은 들어봤어도 실제로 영춘화를 만날 기회는 흔치않다. 그래서일까? 영춘화를 개나리로 혼동하기 일쑤다. 오죽했으면 신문사 사진기자조차도 영춘화를 개나리로 착각하여 독자들에게 혼쭐난 일이 전해질 정도이다. 개나리와 영춘화는 둘 다 잎이 나기 전에 길게 늘어지는 줄기에서 노란 꽃을 피운다. 가는 줄기에 꽃들이 가득 들어차 폭포처럼 노란 꽃물을 뚝뚝 흘릴 것만 같은 모양새가 닮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점이 더 많다. 가장 쉽게 두 식물을 구별하려면 꽃잎의 수를 세어보면 된다. 영춘화는 5~6장으로 꽃잎이 갈라지고, 개나리는 4장으로 갈라진다. 개화시기도 조금씩 다른데 천리포수목원 기준으로 영춘화는 3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여 3월 말 활짝 피고, 개나리는 4월 말 절정에 달한다. 꽃이 지고 나면 영춘화는 끝이 둥근 작은 잎이 3장으로 마주 나는데 개나리는 끝이 뾰족한 잎이 하나씩 달려 차이가 난다. 게다가 영춘화는 어린 가지가 녹색으로 네모져서 회갈색의 개나리와 구별된다. 관심 있게 두 식물을 관찰해 보면 확연히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개나리인 듯 개나리 아닌, 영춘화는 다 자라야 대략 1~1.5m로 자란다. 양지에서 잘 자라지만 반음지에서도 제법 견딘다. 작은 덤불 형태로 가지가 길게 뻗어나가 늘어지는데, 벽을 따라 심으면 가지가 휘어져 벽을 덮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영춘화는 종자를 얻기 어려워 포기 나누기, 늘어지는 가지를 구부려 흙을 덮어 두었다가 뿌리가 내리면 잘라 내는 휘묻이, 가지를 잘라 흙에 꽂는 꺾꽂이 방식으로 번식을 할 수 있다. 한 여름을 제외하면 어느 때고 옮겨 심을 수 있지만 가장 좋은 때는 가을에 낙엽이 진 후부터 봄에 싹트기 전이다.

 

국어학자 양주동 선생은 자고로 봄이란 겨우내 언 땅 밑에 갇혀 살던 만물이 머리를 들고 대지를 나와 세상을 다시 본다고 해서 이라 부른다고 말씀하셨다. 오늘은 봄을 맞이하는 영춘화처럼, 새로운 봄을 시작하는 딸아이에게 내 방식의 봄맞이 마음가짐을 일러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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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제대로 봄.

둘째, 겁먹지 말고 과감히 도전해 봄.

셋째, 마음껏 즐겨 봄.

마지막으로, 웃어 봄.

 

바야흐로, 봄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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