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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83. 추위 녹이는 '노랑잎흰말채'의 훈훈한 매력
작 성 자 관리자 작성일 2017-02-06 09:50 조회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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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추위 녹이는 노랑잎흰말채의 훈훈한 매력

 

.사진_천리포수목원 최수진 홍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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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전만해도 내복은 내게 낮선 존재였다. 부산이 고향인지라 내복 입을 일도 많지 않았지만, 불편하고 맵시가 나지 않아 가까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해에 인접한 충남 태안군민이 되고 난 뒤부터는 겨울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동장군의 매서운 기세가 계속 될 때면 더더욱 내복의 소중함을 느끼곤 한다. 신년을 맞아 목욕탕에 갔다가 오랜만에 빨간 내복을 입은 아주머니를 보았다. 역시 내복은 빨간색이지! 내복에도 서열이 있다면, 아마 1등이 아닐까? 일순간에 주목을 끄는 그 강열함이란... 선명한 색감의 빨간 내복이 내가 입은 회색 발열 내복보다 훨씬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겨울 추위를 녹여줄 것 같은 힘을 느꼈다고나 할까. 그러고 보니 겨울철 수목원에도 이런 빨간 내복 같은 식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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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잎흰말채(Cornus alba 'Aurea')'나무가 그 주인공이다. 국립수목원에서는 학명을 그대로 표현하여 흰말채나무 아우레아’’로 명명했지만, 천리포수목원에서는 특별히 노랑잎흰말채라는 이름을 붙였다. 낙엽활엽관목인 이 나무는 꽃, 열매, 잎 마저 없는 겨울에 가장 주목을 받는다. 꽃도 열매도 하물며 잎도 아름다운데 겨울에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 하나! 빨간 줄기 때문이다.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쭉쭉 뻗은 빨간색의 가지는 잎이 떨어진 겨울철 더욱 붉은빛을 띤다. 그 색이 어찌나 선명하고 붉은지, 처음 나무를 보는 사람에게 빨간색 페인트를 칠해 놨다고 농을 쳐도 믿을 정도이다. 이즈음 되니 자칫 삭막하고 칙칙하게 보일 수 있는 겨울 경관을 밝게 비추고, 단조로 울 수 있는 겨울 정원에 활기를 불어 넣는 건 떼어 놓은 당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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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으로 주목을 받는 식물이라 국명에 빨강을 뜻하는 단어가 있을 법한데, 엉뚱하게 이름에는 노랑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다. 이 식물은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등 우리나라 북부지역에 자생하는 흰말채나무의 재배종이다. 꽃과 열매도 흰색이지만, 잘린 가지를 봐도 속살이 희다. 그렇다면, ‘노랑은 어떤 연유일까? 국명에 힌트가 있다. 이름대로 봄부터 나기 시작하는 잎이 거짓말 조금 보태어 황금색이니 선량한 표현으로 노랑잎으로 이름을 지었다. 대부분의 식물들이 꽃이나 열매로 이목을 끌기 마련인데, 줄기로 승부수를 낸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 새로 나는 가지가 낭창낭창해서 말채찍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같은 속()중 교목으로 자라는 친척뻘의 말채나무가 그 용도로 이용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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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잎흰말채는 추위에 견디는 힘이 강하고, 토양을 특별히 가리지 않아 우리나라 전역의 척박한 생육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줄기가 땅 가까이 밀집해서 자라기 때문에 작은 새들이 둥지를 틀기 좋고, 여름에 달리는 열매는 새들이 즐겨먹는 먹잇감이 된다. 조경에서는 차폐나 경계용 생울타리로도 즐겨 쓰며, 뿌리가 왕성하여 수변 절개지나 경사지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천리포수목원에는 1985420일 네덜란드의 즈와넨버그(Zwijnenburg) 양묘장에서 묘목으로 1주가 도입되었다. 이후 포기나누기와 삽목으로 번식하여 겨울정원(Winter Garden), 큰 연못 등을 비롯해 수목원 곳곳에 심게 되었다.

 

추운 날씨와 어지러운 시국으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날들의 연속이다. 이럴 때 일수록 상상 만으로도 체감온도가 오를 것 같고 추위를 녹여줄 것 같은 상서로운 붉은 나무, ‘노랑잎흰말채를 떠올려보자. 그리고 마음이 동하면 따뜻한 내복 챙겨 입고서 가까운 숲이나 수목원으로 산책을 나가보자. 몸과 마음에 훈훈한 온기가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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