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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77. 노을 붉게 물들어 익은 「감나무」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5-11-09 14:02 조회 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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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노을 붉게 물들어 익은 감나무
 
최홍렬_ 천리포수목원 교육팀
 
 

마을마다 숲속 골골마다 울긋불긋 물들이며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아름다운 가을풍경 중 하나는 빨갛게 익은 감이다. 가을정취의 백미다. 감잎은 또 어떤가.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이 자연스럽게 섞여 단풍잎보다 더 아름답고 황홀하다. 조선 전기의 문신 강희맹(姜希孟·1424~1483)의 시, “감잎이 막 떨어지니 붉은 것이 온 성에 가득하고/뽕나무 그늘 드리워 푸른빛이 집을 숨기네.”[枾葉初稀紅滿城 桑陰重合綠藏屋] “색은 금빛 옷보다 더 좋고/맛은 맑은 옥액에 단맛을 더한 듯하다”[色勝金玉衣 甘分玉液淸]는 말도 있다. 감나무에 대한 최상의 찬사라 할 수 있겠다. 천리포수목원의 정원에도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수목들 사이에 있는 듯 없는 듯 자기 몫을 다하고 있는 나무가 몇 그루 있는데 바로 감나무이다.
 

아름답고 장점도 많아
감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인 감나무(Diospyros kaki Thunb.)의 원산지는 한국·일본·중국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감나무는 1138(인종 16)고욤에 대한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 초기의 진상물에 감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때에 이미 재배된 것으로 보인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는 감의 주산지가 기록되었다.
감나무는 일곱 가지 뛰어난 점이 있다고 하는데,
1.나무가 오래 살고, 2.그늘이 많고, 3.새집이 없고, 4.벌레가 끼지 않으며, 5.단풍이 들어서 좋으며, 6.열매가 먹음직하고, 7.떨어진 잎이 크고 곱다.
동의보감에도 감이 우리 몸에 좋은 이유를 적고 있다. 감이 익을 무렵에는 약방이 문을 닫는다는 말이 있듯 그만큼 우리 몸에 좋은 약효가 있다는 얘기다. 볕에 말린 것을 곶감(白柿), 불에 말린 것은 오시(烏柿)라 하여 곶감의 약성은 보통 감과 다른데 얼굴의 주근깨를 없애고 목소리를 곱게 한다고 하니 올가을엔 감을 실컷 먹어봄직하다. 또 감잎은 5~6월 채취해 그늘에 말려 차로 이용하고, 잘 익은 감을 따서 자연발효 시킨 감식초는 천연구연산을 다량 함유해 살균작용이 강하고, 소화액 촉진과 체질개선 작용이 강하고, 감꼭지(시체 柹蔕)는 예로부터 기침, 천식, 만성기관지염에 특효로 사용되어 왔으며 특히 잘 멈추지 않는 딸꾹질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하니 나무 중 으뜸이 감나무가 아닐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감나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하면 흔히 소나무나 은행나무, 또는 느티나무 정도를 머릿속에 떠올리기 쉬운데 경남 의령에는 천연기념물 제 492호인 감나무가 한그루 있다. 현존하는 가장 큰 감나무로 500세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보기 드물게 규모가 매우 크고 긴 세월동안 마을 사람들의 사랑으로 잘 보존되어 온 우리고유의 유실수로서 학술적, 문화적 가치가 큰 나무다. 그냥 한그루의 나무가 아니라 긴 세월 모진 풍파를 이겨낸 영()이 깃든 생명체로 경외심을 가질 만하다.
 

나무야 감나무야 꼭꼭 숨어라
아름다움은 우리의 일상생활 구석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생명의 귀중함과 소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식물이 천리포수목원 밀러가든에도 숨어있다. 윈터가든으로 가는 길목에, 기후변화지표식물원 근처에, 벚나무집 옆에도, 원래부터 있었던 감나무와 함께 19804월 미국의 Carl Hahn에게서 묘목으로 도입된 처진 감나무(Diospyros kaki ’Pendula')‘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슨 나무가 저렇게 생겼냐며 감탄사를 연발하니 수목원에서 뽐내도 될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나무이거나 풀이거나 또는 사람이거나 안목 있는 이에게는 보배로서 진가가 발현되고 그렇지 못한 이에게는 제아무리 빛나는 보석이 눈앞에 있어도 별 볼일 없는 하찮은 존재일 수밖에.
사소함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순간순간 우리는 더욱더 놀랍고 값진 변화를 만날 것이다. 그 사소함이 구석구석 물들어 있는 정원이 가져다 줄 즐거움으로, 꼭꼭 숨어있는 천리포수목원의 아름다움을 찾는 기대로 이 가을 설렘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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