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로 바로가기 왼쪽 하위메뉴로 바로가기

식물이야기

HOME 커뮤니티 식물이야기


제목 [식물이야기] 71. 장맛비와 함께 꽃피는「수페르바스키마」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5-08-05 14:10 조회 6,346
공유하기
첨부파일
「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71. 장맛비와 함께 꽃피는「수페르바스키마」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실장
 
 
어느덧 장맛비가 그치고 한여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어김없이 장마와 함께 꽃을 피우기 시작했던 「수페르바스키마(Schima superba Gardner & Champ)」도 민병갈 원장님 흉상 옆에서 향긋한 꽃을 피우며 여름을 나고 있다. 싱그런 잎겨드랑이 마다 대 여섯 개가 넘는 탐스러운 흰 꽃들이 모여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나비와 벌을 맞느라 분주하다.
 
 
온난한 기후대에 자라는 식물
수페르바스키마는 일본의 규슈, 오키나와를 비롯하여 중국 남부,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의 온난한 지역에 자라는 상록활엽교목이다. 천리포수목원은 서해바다와 인접한 덕분에 중부지방임에도 불구하고 남부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이 식물이 자랄 수 있다. 밀러가든에는 현재 두 그루의 수페르바스키마가 식재되어 있는데 7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8월 중순까지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하필이면 꽃이 한창일 때 장마시즌과 겹쳐지기에 노심초사하며 꽃을 감상하게 된다.
 


 
차나무와 닮은 꽃
차나무과 식물이 아니랄까봐 꽃의 생김새를 보면 차나무 꽃처럼 흰 꽃잎에 노란 수술이 도드라져 보인다. 오목한 5장의 꽃잎 사이로 노란 수술이 유난히 소담스럽게 모여 나는데 마치 동백꽃의 수술 같기도 하다. 동그란 더듬이 끝처럼 봉긋한 꽃봉오리가 앙증맞게 부풀어 오른 뒤 푸른 잎들을 배경으로 지름 3~4cm되는 꽃이 무리지어 피어 장관을 이룬다. 풍성히 피는 꽃의 달콤한 향기와 꿀은 곤충들에게 인기가 많아 덩치가 작은 개미부터, 벌, 나방, 나비, 파리까지 동네 곤충들은 모두 한자리씩 차지하고 식사를 즐기느라 바쁘다. 할 일을 마친 꽃은 두터운 꽃잎 탓에 바닥에 ‘툭’소리를 내며 떨어지는데 조용히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재미가 있다. 깊이 파인 꽃잎이 마치 따로 떨어진 갈래꽃 같지만 암술대가 쏙 빠지면서 중앙에 구멍이 뚫린 모습을 보면 통꽃인 것을 알 수 있다. 시간과 재료가 허락된다면 그 구멍에 실을 꾀어 목걸이를 만들어 봐도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만큼 떨어져도 생생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물고기 잡이 식물
풍성하고 정감어린 꽃 덕분에 인정이 넘치는 나무로 생각될 수 있지만, 수피에는 독성분을 가지고 있다. 물고기를 잡을 별다른 도구가 없다면 근처에 이 나무 껍질을 부수어 가루를 낸 뒤 물에 풀면 물고기의 호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단다. 한마디로 혼절시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때죽나무, 쪽동백나무, 여뀌 등과 같이 물고기 잡이 식물로 활용된 셈이다.
수페르바스키마는 1978년 1월 28일 일본을 방문한 민병갈 설립자가 직접 가지고 온 나무이다. 처음에는 리우키우엔시스 월리치아이스키마(Schima wallichii subsp. liukiuensis Bloemb)라는 이름으로 수목원에 들어왔지만 美 농업연구청(USDA-ARS)에 따르면 수페르바스키마와 동의종으로 분류되어 현재는 같은 나무로 여기고 있다. 민병갈 설립자가 한겨울에 이 나무를 만났을 때는 필시 지금처럼 아름다운 꽃은 없었을 터인데, 아마도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아름다운 꽃이 피어 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천리포수목원으로 가지고 왔을 거란 생각이 든다. 바다를 건너온 어린 묘목은 40년이 가까운 시간을 그의 믿음과 사랑이라는 양분을 밑천으로 천리포수목원에서 큰 나무로 자라주었다. 안타깝게 몇 해전 겨울, 영하로 떨어지는 날들이 지속되면서 흉상 옆 나무는 가지의 일부가 해를 입어 예전만큼 풍성한 꽃을 피우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여름 장맛비를 이겨내고 혹서를 견디며 피워낸 꽃이 더 귀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이전글 [식물이야기] 72. 백일에 걸쳐 꽃이 피는「배롱나무
다음글 [식물이야기] 70. 냄새로 유명해진「꽃누리장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