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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67. 여름 안개 피워내는「안개나무」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5-06-10 08:50 조회 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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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67. 여름 안개 피워내는「안개나무」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실장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특성으로 태안은 종종 짙은 안개가 낄 때가 많다. 천리포수목원도 천리포해수욕장을 바로 접하고 있기에 바다 안개라 부르는 해무의 영향을 자주 받곤 한다. 요즘도 해무가 생기는 날이면 신비스럽기까지 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좋아 카메라를 들고 수목원으로 나서곤 한다. 매년 이맘때면 겨울정원 끝자락에서 그 해무보다 더 환상적인 안개를 피워내며 나를 반기는 나무가 있으니 어찌 셔터를 안 누를 수 있을까? ‘안개나무(Cotinus coggyria Scop.)’ 누가 붙였는지 이름도 참 잘 지었다!
 
 

 
종자와 함께 만들어지는 실털
서양에서 스모크 트리(Smoke tree)라 불리는 안개나무는 남유럽에서 중앙아시아, 히말라야를 넘어 중국 북부까지 자라는 나무로 척박하거나 공해가 심한 곳에서도 자랄 수 있어 우리나라 전역에서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옻나무과의 낙엽활엽소교목으로 4~8m까지 자라는데 5~6월에 자주색에 가까운 노란색 꽃을 피운다. 꽃 한송이의 크기가 3mm가 안 될 정도로 작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지경인데, 신기하게도 꽃이 지고 나면 꽃이 달렸던 줄기가 자라면서 털이 부슬부슬 생기기 시작한다. 마치, 연기나 안개가 뭉실뭉실 피어나는 것 같은 모습을 보고 꽃으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꽃이 지고 나서 끝에 달리는 종자와 함께 만들어지는 실털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한껏 부풀어 오른 실털은 종자가 성숙되면 얽혀져 바람을 타고 흩어지도록 돕는다. 요즘 같은 건조한 날에는 흔치 않지만, 아침 이슬이나 비라도 조금 내린 날 안개나무를 만나게 되면 물방울이 맺혀 자색의 잎과 실털에 은구슬이 매달려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독특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피부가 예민한 분들은 주의
안개나무는 도란형의 자주색 잎을 가지고 있기에 포인트를 주는 독립수로 사용되기도 하고, 모아심어서 경계나 차폐를 위한 용도로도 즐겨 심겨진다. 가을이 되면 노랗고, 붉은 단풍이 져서 볼거리를 더하는데, 가지를 절화용 또는 드라이 플라워로 활용하여 화훼 쪽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특이하게 잘린 가지에서는 오렌지 향과 비슷한 향기도 난다. 어린 목재를 황색 염료로 사용하기도 하고, 가지와 잎을 소염제로 활용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단, 옻나무 만큼은 아니지만 안개나무 역시 옻나무과인 만큼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조심해서 다뤄야한다.
 

가지치기에 따라 관목, 소교목으로 변신
천리포수목원에는 1973년 5월 1일 미국 멜링거(Mellinger) 농장에서 묘목으로 도입되어 자라고 있다. 설립자 故 민병갈 원장의 철학대로 최소한의 인위적인 관리만 허용하는 수목원에서는 별도의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서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소교목으로 자라고 있다. 외국에서는 늦겨울 지상부를 대부분 전정하여 덤불처럼 자연스럽게 퍼진 모양으로 가꿔 활용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도 있다. 현재 천리포수목원에는 미국 원산지인 오보바투스안개나무(Cotinus obovatus Raf.)와 안개나무 중에서도 우수한 품종으로 꼽히는 ‘로얄퍼플’, ‘그레이스’ 등을 포함한 13개의 안개나무속 식물들이 관리되고 있다.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메르스 바이러스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자연적으로 사멸한다고 알려져 있다. 몸과 마음을 씻겨줄 싱그런 빗방울, 해무가 절절히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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