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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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66. 잎 위에 꽃을 태운「선상화」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5-05-26 13:37 조회 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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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66. 잎 위에 꽃을 태운「선상화」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실장
 
 

  다양한 음식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뷔페를 가면 눈과 입이 즐겁듯이 다양한 식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좋은 점이 많다. 천리포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15,000여종류의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니 여느 뷔페 못지않게 골라보며 즐기는 재미가 솔솔하다. 오늘 소개할 '선상화(Helwingia chinensis)'는 골라보는 재미중에서도 VIP급이라고 해야할까? 왠만한 식물 매니아들도 못 본 식물이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다.
 
 
 

헬윙기아과의 유일속
  헬윙기아라는 다소 생소한 이 식물 종류는 히말라야를 비롯한 동아시아 온대지역이 원산인 식물로 중국, 네팔, 일본 등에서 자생한다. 대개 1~2m 높이의 상록관목으로 자라는 나무로 chinensis, japonica, himalaica, rusciflora, omeiensis 5종으로 이뤄진 속씨식물로 헬윙기아과의 유일속이다. 꽃을 피우기 전에는 관상용 관목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기도 하지만 꽃이 피면 그 독톡한 모습에 눈을 떼기 어렵다.
 

 
잎 중간에 꽃을 피우는 나무
  이 식물을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치넨시스헬윙기아’라고 부른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같은 속인 헬윙기아 자포니카(Helwingia japonica)를 일본에서 하나이카다(ハナイカダ), 화벌(花筏) 즉, 꽃을 태운 뗏목이란 뜻에서 이름을 착안하여 배 위에 핀 꽃이란 뜻의 ‘선상화(船上花)’라는 국명을 지어 부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헬윙기아속들의 이름을 잎 위의 꽃, 잎 위의 열매란 뜻의 엽상화(葉上花), 엽상주(葉上珠)로 부르고 있으니 의미상 상통하는 면이 있다. 꽃이 핀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잎 중앙맥에 꽃자루가 붙어서 꽃을 피우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줄기와 잎겨드랑이사이에서 꽃을 피운다. 작은 꽃마다 숨은 꿀들이 제법 있는지 개미와 벌들도 즐겨 찾는 걸 볼 수 있다. 꽃이 잎 위에 피다보니 찾아오는 곤충들도 긴 나뭇잎 위에 앉아서 쉬어 가기도 하고, 나름의 유혹 전략이 일리가 있다. 숲길가나 계곡을 따라 큰나무 아래 음습지에 주로 자라는 선상화가 나뭇잎을 배 삼아 작은 꽃들을 태우고 물가를 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마치 작은 팅커벨 요정이 타고 있을 것만 같다.
 
 

암수딴그루
  식물계에서도 희귀한 형태로 꽃을 피우는 이 신기한 식물은 1996년 10월 31일 미국 헤론즈우드(Heronswood) 농장에서 삽목묘로 수목원에 도입되었다. 호랑가시나무처럼 암수가 딴그루의 선상화는 암꽃이 꽃자루가 거의 없거나 바로 붙어나 1~3송이씩, 수꽃은 그 보다 많은 수로 꽃자루가 발달되어 꽃을 피운다. 따라서 완두콩 같이 생긴 열매를 볼려면 근처에 암수나무를 같이 심어야 하는데, 천리포수목원에서는 꽃이 피는 형태로 미루어 수나무로 추정된다. 암나무가 없기에 열매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문헌상의 자료를 찾아보면 1cm가량의 작은 열매가 녹색에서 붉게 익어 검게 변한다고 되어있다. 기회가 된다면 암나무를 도입하여 잎 위에 둥글게 맺힌 열매를 보면 좋겠다. 잎 위에 꽃을 피운 게 뭐 대단하냐 싶지만, 모든 사람들이 YES라고 할 때 NO라고 답할 수 있는 용기가 의미 있듯이, 다른 것들과 차별화된 나만의 전략을 가지고 있는 선상화가 더 돋보이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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