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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59. 봄 바람을 기다리는 ‘유럽오리나무’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5-02-16 09:41 조회 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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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봄 바람을 기다리는 유럽오리나무
 
글. 사진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세상의 모든 남자가 잘생기고, 세상의 모든 여자가 아름답다면 좋겠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럴 수 없기에 각기 개
 
성있는 무기들로 상대에게 매력을 어필한다.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형형색색 아름다운 자태나 매혹적인 향기로 벌
 
과 나비를 불러 모으기도 하지만 이러한 매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엄청난 물량공세로 승부를 보기도 한다. 소나무,
 
은행나무 등이 그러한데 수목원에서 한창 봄맞이를 준비 중인 유럽오리나무(Alnus glutinosa)'도 그 중 하나이다.
 
 
풍매화
 
유럽오리나무는 유럽 뿐만 아니라 서남아시아, 북아프리카까지 폭넓게 분포하고 있는 낙엽활엽교목이다. 암수한
 
그루인 이 나무는 바람을 매개로 수분을 꾀하는 풍매화이다. 가늘고 길게 생긴 수꽃차례가 3~4개씩 아래로 늘어져
 
있고 그 아래에 곧추선 작은 암꽃이 붙어있다. 정교한 사랑의 메신져가 없으니 수분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수 백
 
만개의 수꽃가루로 물량공세를 퍼붓는데 언뜻 보기에도 수꽃차례의 크기가 암꽃차례에 비해 몇 십 배는 더 커 보
 
인다. 수꽃가루는 암꽃을 만나기 위해 바람을 타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만 그 덕분에 유럽에서는 이 나무의 개
 
화시기에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급증하기도 한다.
 
  
 
비료목
 
유럽오리나무를 비롯한 오리나무 종류는 하천, 연못, 호수 주변의 습하고 그늘진 곳을 좋아하는데 대체로 척박한
 
땅에서도 선구자적으로 살아남고, 빠르게 잘 자란다. 콩과 식물은 아니지만 뿌리혹을 달고 있어 땅속에 질소를 고
 
정하고 공급할 수 있기에 비옥한 땅을 만든다 하여 비료목이라고도 불린다. 더군다나 떨어진 낙엽만으로도 상당량
 
의 질소 양분을 얻을 수 있다고 하니 주변의 오리나무들을 눈여겨 볼만 하다. 유럽오리나무는 물에도 잘 썩지 않아
 
중세 성당의 건물 기초에도 사용되고, 습지를 가로지르는 간선도로 목재에 활용되기도 했다. 특이하게도 고품격
 
숯으로도 각광받아 훈제 생선 등 식품가공에도 활용된다.
 
 
 
염료로 사용된 나무
 
 
국명의 오리나무는 길가의 이정표 구실을 위해 5(2km)마다 심었다는 뜻의 오리목(五里木)에서 유래 했는데,
 
서양에서는 오리나무 종류를 'Alder'라 통칭하며 유럽오리나무는 ‘Common Alder' , ‘Black Alder'라 부른다.
 
전자는 주변에 흔한 나무라 그렇게 부르는 듯 하고, 후자는 아마도 검은색 염료의 재료로 이용하기 때문으로 추측
 
된다. 실제로 유럽오리나무는 염제에 따라 황색, 갈색, 흑색의 염료로 활용되어 왔는데 특히나 솔방울을 축소해 놓
 
은 듯한 열매에 다량의 염료를 포함하고 있어 천연염료의 소중한 재료로 여겨왔다. 천리포수목원 작은연못과 큰연
 
못 가장자리에 한그루씩 자라고 있는 유럽오리나무는 197542일 미국 헤스 농장으로부터 묘목으로 도입되었
 
는데 지금 한창 봄맞이 준비로 여념이 없다. 한껏 통통하게 부푼 수꽃차례는 곧 불어 올 봄바람에 언제라도 수꽃가
 
루를 실어 보낼 기세다.

 
 새 봄에 나는 여린 잎

 
어느 작가는 풍매화를 두고 바람과 소통하는 나무라 이야기 했다. 일리가 있는 것이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태풍을
 
피해 지나치게 거칠지도, 그렇다고 너무 연약하지도 않은 바람의 세기를 이해하고 진화해 나가는 것이니 말이다.
 
훈풍에 실려 올 아름다운 꽃가루를 이해하면 소통이 되니 식물과 인간 모두 행복한 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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