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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53. 단풍나무 닮은꼴 '무늬미국풍나무'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11-24 11:39 조회 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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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단풍나무 닮은꼴 무늬미국풍나무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지난주에는 농약 한번 뿌리지 않은 수목원 오리농장의 가을걷이가 있었다. 오리농장은 수목원 조성 전부터 있던 논으로 수목원 조성 이후에도 그대로 벼농사를 짓는 곳이다. 매년 수목원 가족들이 전통방식으로 손 모내기를 하고 낫으로 벼베기를 하는데, 수목원 연못에서 흰뺨검둥오리 가족들이 써레질도 하고 벌레도 잡아줘 자칭 오리농장이란 이름이 붙었다. 황금빛으로 출렁이던 벼가 없어지니 단짝 친구로 함께 물들어 가던 무늬미국풍나무(Liquidambar styraciflua 'Varigata')’만 덩그러니 오리농장 곁을 지킨다. 단조로워진 오리농장이 걱정이라도 되었던지 별모양 잎, 별사탕모양 열매를 이따금 오리농장으로 툭툭 떨어트리며 고즈넉한 수목원의 정적을 깬다.

 

단풍나무인 듯, 단풍나무 아닌 풍수(楓樹)

풍나무는 북아메리키와 아시아 지역에서 자라는 종류가 있는데, 잎이 단풍나무와 닮아서 단풍나무 풍()에 나무 수()를 붙여 풍수라고도 부른다. 풍나무 중에서도 미국풍나무는 키도 20m 넘게 자라는 데다 옆으로도 넓게 퍼지고, 잎이 5개로 갈라져 우산고로쇠와 혼동하기 쉽다. 두 나무는 줄기와 열매로 구별할 수 있는데 우산고로쇠는 미국풍나무에 비해 줄기의 골이 얕고 매끈하며, 프로펠러 같은 열매를 달고 있다. 미국풍나무가 조록나무과 식물이니 비슷한 두 나무는 알고 보면 전혀 근연관계가 없는 셈이다. 무늬미국풍나무는 미국풍나무 중에서도 잎사귀에 아이보리색이나 옅은 노란색의 얼룩이나 무늬가 들어가 있다. 모양도 모양이지만, 가을철 단풍이 노란색, 주황색, 보라색으로 섞여 단조롭지 않고 개성있어 시선을 끈다.


별사탕처럼 생긴 열매

큼직한 별모양의 잎 사이로 큼직한 별사탕 모양의 열매도 주렁주렁 달리는데, 처음에는 연두색으로 부드럽지만 가을이 깊어지면 갈색으로 바뀌면서 말라가며 딱딱해진다. 성숙되기 전의 열매는 5mm 남짓한 가시를 잔뜩 두르고 있는 동근란 공처럼 보인다. 열매가 성숙되면서 2개씩 짝을 이루어 말라가는 가시같은 부속체 사이로 구멍이 벌어져 그 안에 있던 종자가 바람에 날리게 된다. 대략 세어보아도 40개에서 60개에 달하는 구멍이 독특한 구조로 연결되어 모여 있어 사람들마다 도깨비 방망이, 지압볼, 철퇴 등 다양한 별명을 붙여준다. 오리농장 옆 데크위에 떨어진 열매를 주워보니 톱밥같은 쭉정이 가루가 술술 나온다. 처음에는 필자도 그게 종자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타원형으로 약간 길면서도 날개가 달린 종자가 숨어있다. 작은 쭉정이 가루는 아마도 소중한 종자를 보호하고,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 보조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Sweet Gem(달콤한 수지)

미국풍나무는 나무 속 껍질에서 호박색(붉은색)의 액체 (수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그 맛이나 향이 달콤했던지 영어권에서는 달콤한 수지란 뜻의 ‘sweet gum’이라고 부르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1974528일 미국의 헤스(Hess)농장에서 묘목으로 도입되었다. 습기에 강하고 점토나 산성토양에서도 잘 자라 수목원 환경에서도 잘 적응했는데 내한성이 다소 약한 편이라 남부지방에 조경수나 관상수로 적당하다. 한가지 주의해햐 할 점은 워낙 열매를 많이 다는데다 열매 표면에 붙어있는 뾰쪽한 가시같은 부속체가 딱딱하게 말라 떨어지면 주변의 여린 풀들이나 잔디에 해를 가할 수 있고, 맨발로 정원을 산책할 때 곤란을 줄 수 있어 운동장 근처나 맨발 산책코스에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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