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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51. 토종 향료식물 '왕초피나무'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10-14 09:30 조회 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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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토종 향료식물 왕초피나무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지난주 친정에 갔더니 딸사위를 위해 어머니께서 추어탕을 끓여 주셨다. 매년 소슬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이맘때면 우거지, 고추를 함께 넣고 끓인 추어탕으로 보양음식을 차려 주시는데, 힘들게 만든 보람도 없이 사위는 추어탕을 맛있게 먹지 못한다. 그 이유는 추어탕에 넣는 초피나무 열매 때문인데, 경상도 음식이 익숙하지 않은 남편은 특유의 톡 쏘는 강한 향기가 코끝에 먼저 와 닿는다며 볼 멘 소리를 한다. 어쨌거나 남편 몫까지 맛있게 추어탕을 먹고 돌아와 수목원을 둘러보니, 왕초피나무(Zanthoxylum coreanum)에도 제법 열매가 달려있다.

    

왕초피나무-초피나무-산초나무

왕초피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제주도 표고 300m이하 저지대의 계곡이나 해변에서 자라는 낙엽활엽관목이다. 주로 남부지방에 자라는 초피나무가 3m까지 크는데 비해 왕초피나무는 7m까지 자라며, 어린가지에 잔털이 있고 잎과 가시도 초피나무에 비해 크다. 그래서 국명을 붙일 때도 초피나무보다 크다는 의미로 자가 붙었다. 초피나무는 산초나무와 자주 혼동되는데 그 이유는 초피나무의 열매를 ()’라고 하며, 야산 등지에 많다 하여 산초라 불렀기 때문이다. 산초나무 역시 앞의 두 나무와 유사한 향기와 성질을 지닌 운향과 식물이다. 초피나무와 왕초피나무는 일반적으로 4~5월에 꽃을 피우고, 산초나무는 7~9월에 꽃을 피워 꽃피는 시기에 따라 구별 할 수 있지만, 꽃이 지면 두 나무를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이럴 때는 가시가 난 모습에서 힌트를 얻는데, 가시가 어긋나게 달려있으면 산초나무, 마주나면 초피나무, 왕초피나무이다.

   


비린내를 없애는 최고의 향료 나무

운향과의 세 나무는 열매도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 열매 껍질은 예로부터 톡 쏘는 매운맛과 개운한 맛을 내기 때문에 추어탕을 비롯해서 매운탕이나 생선요리에 즐겨 사용되었다. 한국의 라임나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비린내를 없애는 최고의 향료 나무인 셈이다. 비린내를 없애는 향기는 모기, 파리, 들쥐가 싫어하는 냄새기도 해서 이들을 쫓는 울타리에도 활용되었다. 아마도 향기와 더불어 날카로운 가시가 도움이 되었으리라. 수목원의 왕초피나무는 1977년에 식재되어 수령이 오래되다 보니 원줄기에 튀어 나온 가시는 혹처럼 뭉뚝해 지기도 했지만, 새로 난 줄기의 가시를 보면 끝이 뾰족한 걸 알 수 있다. 왕초피나무의 어린 잎은 된장국에 넣어 먹기도 하고, 부침개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특히나 부침개는 독특한 왕초피나뭇잎의 향이 고소한 밀가루와 어우러져서 잎 안 가득 향긋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풍긴다.

    


북한의 경제 식물

왕초피나무는 90년대 후반 북한 민주조선이란 기관지에 김정일의 지시로 가장 경제성 있는 식물로 선정되어 소개되기도 했다. 추위에 강해 우리나라 동서해안 일대와 1월 평균 기온이 평양과 비슷한 내륙지역에는 다 심을 수 있고, 씨앗에서 얻는 기름과 향료는 비누의 원료로 사용되며, 국에 넣으며 후추맛이 나고, 개고기와 생선국에 넣으면 비린 냄새를 없애고 국맛을 돋구기 때문이란다. 류마티스, 비염, 치통, 인후염 등의 약재원료로도 활용되는 왕초피나무는 남북을 막론하고 유용한 식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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