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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50. 가을꽃 향기의 으뜸 '은목서'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9-29 10:18 조회 6,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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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가을꽃 향기의 으뜸 은목서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왜 사람들은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을 할 때 단골메뉴로 꽃을 선택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드문데다, 꽃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움과 정서적 기쁨을 안겨줄 수 있기에 고백에 필수적인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일등공신으로 뽑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모습에 향기까지 겸비한 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랑의 메신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맘때 은목서(Osmanthus x fortunei)가 피기 시작하면 떠오르는 한 에피소드가 있다. 평소 무뚝뚝하게만 보였던 수목원의 한 남자직원이 은목서 꽃을 소중히 모아 작은 종이박스에 담은 뒤 연인에게 선물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연인을 향한 애틋하고 순수한 마음이 전해진 덕분일까? 결국 두 사람은 몇 년 뒤 결혼에 골인했다.

 

복숭아와 살구향 같은 달콤한 향기

아마도 그 종이박스에는 사모하는 연인의 마음과 함께 달콤한 가을의 향기가 전해졌으리라. 은목서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거나 미색의 작은 꽃을 피우지만 복숭아와 살구향 같은 달콤한 향기를 가지고 있다. 더구나 그 향은 먼발치에서도 꽃이 피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짙어 향수나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되는데 명품향수로 유명한 샤넬 No5.의 주 원료가 은목서 꽃이라고 전해진다. 사실 달콤한 향기는 은목서를 포함한 대부분의 목서속에 속한 나무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목서속을 뜻하는 오스만투스(Osmanthus)’도 그리스어로 향기를 뜻하는 오스메(osme)’을 뜻하는 안토스(anthos)'의 합성어로 향기를 가진 꽃이란 뜻에서 유래했으니 가을꽃 중에서도 향기 중에 향기를 뽑으라면 목서 가족들이 아닐까 싶다.

   


구골나무와 목서의 교잡종

은목서는 잎의 가장자리에 톱니 자국이 있는 구골나무와 톱니가 거의 없는 목서사이에 태어난 교잡종으로 부모의 형질을 물려받아 꽃향기가 좋으면서 일부 잎에는 가는 톱니를 가지고 있다. 목서는 중국이 원산인 나무인 반면에 은목서는 엄연히 인공적으로 교배된 교잡종이지만, 학자에 따라서는 목서 중에 등황색의 꽃이 피면 금목서, 흰색의 꽃이 피면 은목서라 부르며 목서와 은목서를 같은 나무로 취급하기도 한다.

▲ 성장한 잎

▲ 어린잎(어릴수록 잎가장자리에 톱니 자국이 선명하다)


목서-계화-계수나무

은목서(銀木犀)라는 이름에서도 이 나무의 특징을 알아챌 수 있는데, 흰색 또는 아이보리가 섞인 미색의 꽃과 코뿔소의 가죽을 닮은 줄기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천리포수목원에는19755월과 11월 미국의 팅글(Tingle) 농장으로부터 묘목으로 들여와 초가집 앞에 나란히 심은 두 그루의 은목서가 있다. 두 나무는 학명은 같지만 한 그루는 미색의 꽃을 피우고, 다른 한 그루는 흰색의 꽃을 피우며 잎이나 자라는 형태도 조금씩 달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중국에서는 목서 종류를 통틀어 계화(桂花)’, ‘계수나무’,라 부르는데 중국의 이름난 관광지 계림도 바로 이 목서에서 유래했다. 중국에서 예로부터 내려져오는 전설 속에 계화는 달나라에 심겨진 불로장생의 나무로 베어도 베어도 새로 나무가 돋아나는 나무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추석과 같은 중국의 중추절에는 둥근 달 모양을 상징하는 월병에 계수나무의 꽃으로 만든 잼이나 시럽과 함께 넣어 먹는 풍습이 내려져오기도 한다. 대만에서는 다산과 풍요, 진정한 사랑의 상징으로 새신부를 맞을 때 선물로 이용하기도 한다니, 달나라에 사는 죽지 않는 나무, 다산의 나무 목서는 여러면에서 사랑과 연관이 있는듯하다.


천리포수목원에는 매달 초 월례조회를 하는데 이번달 조연환 원장님께서는 직원들에게 가을과 잘 어울리는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를 소개해 주셨다. 그 시에는 이러한 문구가 있다.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은목서면 어떻고, 목서면 어떻고, 또 더 향기가 진한 금목서면 어떨까? 작지만 향기로운 꽃향 가득한 이 계절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을 고백한다면...아마도 그 향기에 취해 yes라는 답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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