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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49. 히말라야가 고향인 '부탄소나무'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9-18 08:53 조회 6,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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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히말라야가 고향인 부탄소나무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추석을 맞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량들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평소보다 두배는 더 걸려 시댁과 고향에 도착했다. 매년 이런 경험을 할 때면 고향 가까운 사람들이 부럽다. 그러고보니 천리포수목원에 사는 식물들 중에는 나보다 고향이 먼 식물들이 수두룩하다. 오늘 소개할 부탄소나무(Pinus wallichiana)도 부탄,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북부와 중국 운남성 지역에 걸친 히말라야가 고향인 식물이다.

   


고도 1,800~4,300m에서 자라는 나무

식물과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히말라야는 동경의 땅이자 미지의 세계로 여겨지는 곳인 만큼 부탄소나무는 그 태생부터 남다르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바람도 거세지만 다행히 겨울이 건기라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여름은 습한 고도 1,800~4,300m의 산지나 아고산대 양지에서 자란다. 히말라야 일대에서 가문비나무, 자작나무 등과 함께 넓은 면적에서 쉽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라니 길게 늘어진 바늘잎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상상이 간다. 교통이 발달된 지금도 접근이 쉽지 않은 히말라야는 19세기 초 덴마크의 식물학자 나다니엘 웰리치(Nathaniel Wallich)를 주축으로 서양에 그 식물상이 알려지게 되는데 부탄소나무도 그 중 하나로, 그의 이름을 따 학명에 웰리치아나(wallichiana)라는 종소명을 얻게 되었다.

 

스트로브잣나무와 닮은 5엽송

부탄소나무의 12~20cm에 달하는 유난히 길고 가는 잎은 유연하기 까지 해 아래로 처지는 모습이 독특하면서도 우아한 매력을 풍긴다. 가는 잎을 횡단면으로 잘라보면 세모꼴인데 그 중에 한 면은 녹색이지만, 두면은 푸른빛이 돌면서 중간에 흰줄의 기공선이 그어져 있다. 그 덕분에 나무 전체로 보면 은청색이나 회녹색으로 보여 시원한 맛이 있는데 왠지 모르게 히말라야라는 배경과도 잘 어울리는 색이다. 천리포해변에서 흔히 만나는 곰솔(해송)과 비교해 보아도 확연히 다른 색채와 형태를 띤다. 소나무는 바늘모양의 잎이 두장씩 모여 달리지만, 부탄소나무는 잣나무와 스트로브잣나무처럼 잎이 5장씩 모여 달리는데 잣나무는 열매에 날개가 없으니 열매에 날개가 있는 스트로브잣나무와 더 닮은셈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서양에서는 '히말라얀 스트로브잣나무(Himalayan White Pine)', ‘파란 소나무(Blue Pine)’라 부르기도 한다.

   

 




대기 오염에 강한 나무

공기 좋은 곳에서 자란 나무라 대기 오염에는 약할 것 같기도 한데, 의외로 다른 침엽수에 비해 대기오염에 비교적 강한 편이라 도심에서도 식재가 가능한 나무로 분류된다. 수꽃과 암꽃이 한그루에서 피어 16~32cm까지 긴 솔방울 모양의 열매가 아래로 처지면서 열려 관상용으로도 좋다. 천리포수목원에는 197542일 미국 헤스(Hess) 농장에서 묘목으로 도입되었는데 아쉽게도 인상적인 솔방울을 만나기는 무척 어렵다. 아마도 자생지의 생육환경과 다르기에 결실이 여의치 않은 것 같다. 목재는 내구성도 있고 곧게 자라는 편이라 건설, 목공, 가구재, 철도 침목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송진이 많아 땔감으로도 좋지만 특유의 톡쏘는 듯한 매운향을 가지고 있어 횃불용으로 애용한다. 히말라야산맥 가파른 비탈지에서도 잘 자라 경사면 복구에도 쓰이기도 하고, 인도에서는 나무에서 추출한 수지를 이용하여 선박용 방수성분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부탄은 투명한 자연과 깨끗한 환경만이 인류최대의 보물이라고 믿으며 자연과 사람이 가장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사는 나라다. 천리포수목원이 히말라야의 환경과야 견줄 수 없겠지만, 자연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에 공감하며 순수하게 자연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에서는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그러니 부탄소나무야 고향 멀다고, 고향 떠나왔다고 슬퍼말고 우리와 함께 오래도록 건강하게 잘 지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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