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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48. 사라져가는 자생식물 '가시연꽃'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8-25 16:01 조회 5,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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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48. 사라져가는 자생식물 가시연꽃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올해는 이른 추석 연휴 이후 늦더위가 이어져 10월이 되어야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될 전망이란다. 여름의 절정이 계속되면서 천리포수목원에서도 그 어느 해 보다 왕성하게 영역을 확장하며 자라는 식물이 있다. 커다란 잎과 잎 위의 뾰족한 가시는 이국적이기까지 해 마치 따뜻한 남쪽 나라가 고향일 것만 같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가시연꽃(Euryale ferox)이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잎

가시연꽃은 수련과의 1년생 수생식물로 물 밑 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물 위에 둥근 잎을 띄워 자란다. 성장한 잎의 지름이 120~200에 이르러 우리나라 자생식물 가운데에서도 가장 큰 잎을 자랑한다. 왠지 가장 큰 잎이라고 하면 육지의 높다란 나무에 매달린 커다란 잎사귀를 떠올리는데 수생식물이라고 하니 예상을 깬다. 위풍 당당 독보적이게 큰 잎 덕분에 꽃이 없어도 그 자체로도 충분히 경이로워 눈길을 사로잡는다. 잎도 크지만 잎 전체에 뾰족한 가시가 있어서 창녕 우포늪에서는 아열대 희귀 조류인 물꿩이 잎 위에 둥지를 틀기도 한다. 빼곡한 가시는 포식자로부터 새끼를 보호할 수 있는데다 넓은 잎은 안정된 공간을 제공하니 이보다 좋은 둥지가 없다.



가시투성이 연꽃

꽃잎과 뿌리를 제외하고는 온 몸이 가시로 덮여있어 가시연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영어권에서는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머리카락이 뱀으로 되어 있는 세 자매를 뜻하는 고르곤(Gorgon)이라고도 부른다. 그리스어로 두려운 것이라는 뜻의 고르고스(gorgos)'에서 유래됐단다. 다수의 꽃을 가지고 있는 가시연꽃의 꽃대가 수면 위로 올라온 모습이 흡사 뱀처럼 보여 그러한 이름이 붙은듯하다. 아침부터 개화하기 시작해 정오에 만개하고, 정오가 지나면 닫히기를 3일간 지속하다 물속으로 가라앉는데 채 수면까지 올라오지 못한 꽃은 물 속에서 개화하거나 꽃봉오리 상태로 자가수분을 한다. 가시 돋은 꽃대는 공간이 부족하면 단단하고 날카로운 가시를 두른 자신의 잎을 찢고 나와 그 끝에 한 송이 꽃을 피워낸다. 고슴도치처럼 가까이하면 서로 상처를 받지만, 생존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가시가 가시를 뚫고 나와 꽃을 피우니 그 강인한 생명력이란 그 어떤 식물과도 견줄 수 없을 것 같다.


   


아시아 특산 희귀 & 멸종위기식물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가시연꽃을 흔히 만날 수 없는 현실이다. 아시아 특산의 11종의 가시연꽃은 과거 전국 각지의 늪이나 저수지에서 흔히 볼 수 있었으나 자생지의 매립이나 준설로 서식지가 줄어들고, 제초제와 같은 공해성 물질의 유입이나 수온 변화 등으로 점점 개체군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환경부에서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산림청은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217종 중에서 보존순위 1위로 가시연꽃을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자생지가 급격히 감소해 위기종으로 관리되고 있다.

가시연꽃은 관상가치도 높지만 수중의 질수와 인을 흡수하여 수질 정화에도 효과가 있고,종자는 예로부터 한방과 민간에서 자양강장 등의 약재나 묵이나 떡을 만드는 식재로, 뿌리줄기는 가시를 제거하고 나물무침을 해먹었다.

가시연꽃의 종자는 성숙되면 자방에서 나와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미끈하고 말랑말랑한 가종피로 쌓여져 있다. 수서곤충이나 물고기가 이 가종피를 뜯어 먹거나 자연적으로 부패하면 안의 종자만 가라앉게 되어 이듬해 발아가 이루어진다. 1994년 홍성 역재방죽에서 처음 종자로 천리포수목원에 도입될 당시 가시연꽃의 종자번식 원리를 제대로 알지 못해 물에 뜨는 종자를 연못 바닥에 안착시키기 위해 흙으로 새알을 빚어 종자를 넣은 뒤 연못에 던진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2006년 환경부로부터 가시연꽃의 서식지외보전기간으로 지정되어 멸종위기에 처한 가시연꽃의 자생지 현황을 비롯한 생활사,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하여 멸종위기로부터 지키기 위한 많은 연구를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사라져가는 이 식물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들의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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