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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46. 사랑을 베풀며 장수하는 ‘후박나무’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7-23 08:57 조회 6,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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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46. 사랑을 베풀며 장수하는 ‘후박나무’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여름이면 어김없이 매미 소리가 수목원을 가득 메운다. 한 여름 뙤약볕에 지칠 법도 한데 짝을 부르는 사랑의 노래는 그칠 줄 모른다. 정겨운 이 매미 소리도 도심지 주거지역에서는 자동차 주행소음보다 소음도가 커 새로운 소음원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같은 소리라 할지라도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식물계에서는 같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아예 다른 나무도 있는데 ‘후박나무(Machilus(Persea) thunbergii)' 가 그러하다. 
 

 후박(厚朴)이라 불리는 세 나무

 후박나무는 울릉도 및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자생하는 녹나무과의 상록활엽교목이다. 이쯤에서 일부 독자들은 “후박나무가 상록수였나?” 의아해 할지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후박나무라 불리는 나무가 두 개나 더 있다. 다른 두 나무들은 낙엽이지는 활엽교목으로 목련과 식물이다. ‘후박(厚朴)’이란 말은 수피가 단조롭고 껍질이 두껍다는 뜻인데 공교롭게도 ‘후박나무’를 비롯한 두 목련 나무의 줄기가 그러하다. 더군다나 세 나무 모두 껍질을 벗겨 말린 것을 한약명으로 ‘후박(厚朴)’라 불렀기에 더 헷갈릴 수 있다.
 사실 원조 ‘후박’은 중국이 원산인 오피시날리스 목련(Magnolia officinalis)으로 기원전 100년경부터 전통 약용식물로 여겨져 줄기를 ‘후박(厚朴)’이라 부르고, 이용하였다. 이 후박과 비슷한 성분을 가진 일본이 원산인 일본목련(Magnolia obovata)도 화후박(和厚朴)이라 하여 같은 용도로 이용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녹나무과의 후박나무를 중국원산과 일본원산의 목련 대용으로 토후박(土厚朴)이라 하여 그 줄기를 이용했는데 앞서 언급한 후박과는 동일한 용도로 쓰고 있지만 대용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견이 많다. 이렇듯 혼란이 있다 보니, 몇 해 전 법정 스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 그 유해가 묻힌 나무를 두고 후박나무라 했으나 실제로는 ‘일본목련’이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제라도 진짜 ‘후박나무’를 알아보고 혼돈을 줄였으면 한다. 
 

흑비둘기의 서식지

 후박나무는 흑비둘기 덕분에도 유명해진 나무다. 흑비둘기는 멸종위기 2급 조류로 1936년에 울릉도에서 흑비둘기 암컷 1마리가 학계에 소개되면서 처음 알려졌다. 귀한 새인지라 서식지를 보존 하려고 보니, 일본에서는 동백나무 등 다른 나무에서도 서식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후박나무 숲을 서식지로 하고 있었다. 후박나무 보호는 곧 흑비둘기의 보호로 직결되기에 일부 지역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후박나무는 5~6월에 황록색의 작은 꽃이 피고, 7~8월에 붉은 열매자루 끝으로 윤기나는 진녹색 열매를 단다. 지름이 1.4cm 남짓 약간 눌린 구형으로 점차 흑자색으로 변해가는데 흑비둘기가 즐겨먹는 열매라니 인연이 깊다 하겠다.
 


후박엿의 원료

 후박나무는 천리포수목원과도 인연이 깊다. 1970년대 전라남도 완도읍 군내리 주도에서 당시 수목원 직원이던 박재길씨가 묘목으로 채집해서 수목원으로 옮겨졌는데, 천리포수목원에서 가장 먼저 심은 나무로 시조목이라고 할 수 있다. 모진 해풍을 맞으면서도 오랜 시간 잘 자라 그 품위와 자태가 장엄하고 위풍당당하다. 예로부터 500년 이상 장수하며 마을을 지키는 정자목(亭子木)으로 활용되었다. 웅장한 나무는 여러 사람들에게 그늘과 휴식을 제공하며 사랑과 인정을 베풀었다. 울릉도에서는 오래전에 옥수수가루에 엿기름을 넣어 엿을 만들 때 후박나무의 껍질과 열매 추출물을 첨가하여 달면서도 약간 쓴 엿을 만들어 소화제나 위장병에 이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후박나무를 보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경제적 측면에서 싸고 구하기 쉬운 호박을 이용하여 호박만을 이용한 엿이 만들어지고 있다. 


 인생은 길어야 백년이지만, 적어도 3백년을 내다보고 수목원을 시작했다던 천리포수목원 故 민병갈 원장의 바램대로 처음 심은 이 후박나무가 몇 백 년을 더 살며 이 땅에 값진 사랑을 베푸는 나무로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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