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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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보원장의 정원일기] 수국, 뭉개구름 닮아가는 달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7-01 15:53 조회 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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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입니다.
천리포수목원의 7월은 '수국 뭉개구름 닮아가는 달'입니다.
금년에 처음으로 천리포수목원 카렌다를 제작하면서 수목원 직원들이 찍은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고 12달 각 달의 이름(주제)을 정하기로 했었지요.
'수국, 뭉개구름 닮아가는 달' 어때요???
 
 
천리포수목원의 7월은 수국세상입니다.
수국(Hydrangea macrophylla) 산수국(Hydrangea serrata)
나무수국(Hydrangea panicubta) 미국수국(Hydrangea arborescens) 
50여 종류의 수국이 저마다의 색갈과 모양으로 한 여름을 밝히고 있습니다.
 

탐방객들은 수국의 아름다움에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크고 작은 공들이 어우러져 있듯 다양한 크기의 꽃봉우리들이 서로 다른 색깔로 보는 이의 마음을 빼앗지요. 붉은색에서 파란색까지 한 그루 나무에서도 색깔이 서로 다른 꽃을 피우기도 한답니다.
 
 
수국의 꽃말이 '변심' 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지요?
처음 필때 파란색을 띄다가 점차 붉어지는 꽃도 있지요.
환경과 토양조건에 따라 색갈이 변하기도 한답니다.
산성토양에서는 파란색을 알카리성토양에서는 붉은색의 꽃을 피우는 수국은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적응해가는 강인한 꽃이라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처럼 적응력 강한 수국한테 변덕쟁이, 변심이라고 이름붙이니 
수국입장에서는 많이 서운할 것같네요.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 위한 노력인데 그걸 제대로 알아주지 않으니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아름답고 화려하게 보이는 꽃이 사실은 꽃이 아닌 꽃받침이라는 것도
이젠 모두 알고 계실테구요. 열매를 맺는 진짜 꽃을 위해 가짜 꽃들이 톡톡히
제 역할을 해 내는 꽃이지죠.
진짜와 가짜가 한데 어우러져 한송이 꽃을 이루어 살아가는 수국...
그곳에 왕따도 시기와 질투도 없는 듯 합니다.
우리는 수국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가요?
 
 
그러고 보니 수국 꽃 한송이에는 몇 개의 꽃이 피어있을가요?
50개, 100개... 커다란 수국 한 송이에는 100개 넘는 꽃들이 달려 있을 듯
합니다.
이렇게 많은 꽃이 모여 한 송이 꽃봉우리를 이루며 살아가는 꽃이라 생각하니
더욱 친근감이 느껴 집니다. 아들 넷, 딸 다섯 9남매가 가난하지만 서로 돕고
아끼며 살아온 저의 가정과 같지 않나 싶어서요.
 
 
그렇다고 천리포수목원의 7월이 수국만의 계절은 아닙니다.
큰 연못과 작은 연못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련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사실 수련이 연못을 가득 메우고 잇어 걱정거리이기도 합니다.
때가 되면 수련을  좀 솎아 내 줘야하지 않을가 생각도 해 보지만 저들이 저렇게 일치단결하여 큰 연못과 작은 연못을 지배하고 있으니 아직은 어쩔 도리가 없답니다.
 
 
목련이 지지 않는 천리포수목원엔 7월이라 하여 예외는 아닙니다.
태산목 리틀젬이 여느 해보다 많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설립자이신 고 민병갈 원장께서 아끼던 목련이어서 더욱 마음이 가는 리틀젬 목련은 오늘도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준 민병갈 원장 곁을 지키고 있답니다.
제가 수목원장으로 취임해서 처음 한 일이 찾는 이 없는 산중에 홀로 계신 민 원장님을 이곳 태산목 리틀젬아래 수목장으로 모신 일인데 생각할 수록 참 잘 한 일인 듯 싶습니다.    
 
 
7월에 피어나는 상록성 목련은 리틀잼 외에도 빅토리아, 버지니아 등이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 동부지역 수목원을 방문했을때 100년 이상된 상록성목련들이 꽃 등을달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장관이었습니다. 그래서 금년부터 천리포수목원에서는목련을 보다 집중적으로 도입키로 하고 금년에 100 품종이상의 목련을 새로 도입할 생각입니다.  
 
 
리틀잼과 마주한 곳에 서 있는 빅토리아 목련이 탐스런 하얀 꽃등을 밝히고
있습니다. 탐방로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가까지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였으면 참 좋겠네요.
바라만 보아도 참 행복한 당신^^
 
 
'7월은 시집와서 딸 둘가진 우리 며늘애 같다'고 읊은 적이 있습니다.
곱고 화사하던 봄 숲이 7월의 태양을 받아 꽃피우고 열매맺는 일에 최선을
다하 듯 딸 둘 키우느라 자신을 돌 볼 틈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며늘에 같기 때문입니다.
이 7월엔 뭉개구름 닮아가는 천리포수목원의 수국을 만나러 그대 오시려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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