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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보원장의 정원일기] 생명의 계절 5월이 오는 길목에서...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4-29 08:28 조회 3,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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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립니다.

봄처녀같이 사뿐사뿐 내립니다.

소리없이 속삭이며 내려옵니다..

행여 들키기라도하면 안된다는 듯이...



한 모금 물을 마시지 못해, 한 줄기 빗줄기를 맞지못해

타는 목마름으로 하늘만 쳐다보던 나무와 풀들

두 팔 활짝 펴 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잔인한 4월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답니다.



이제사 알듯합니다.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과

마른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가 가장 행복하다는

아버지의 말씀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겁도 없이 우리 예은이 손바닥만한 꽃을 피워놓곤

풀풀 날니는 모래먼지를 뒤집어 쓴채

마른 하늘만 쳐다보던 저 애처로운 꽃 한송이

향기도 잊은채 한줄기 비를 기다리다 지쳐

채 펴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린 가여운 꽃송이...



활짝 피워보지 못한채 꽃은 지고

향기도 날려 보지도 못한채

그나마 늦게 내리는 봄비에 온 몸 적시며

떨고있는 안쓰런 저 어린 것들...

그나마 온종일 흡족히 적셔주는 이 봄비가

얼마나 고맙고 또 감사한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 애타는 마음 적셔줄

반가운 소식이 있으려나...

언제쯤 그 소식은 들려올 것인지...

빗속을 걷는 초보수목원장은 이 봄비를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네요.



어제는 수목원 안에 있는 다정큼 집에서 하룻밤 잠을 잤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잤습니다.

방은 땨뜻하고 공기는 신선하고 지붕으로 내리는 빗방울이 모여

처마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잠을 잤습니다.

밤새 비는 그치지 않고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내렸지요


 


이른 아침 빗방울 소리들으며  잠을 깼습니다.

새들이 먼저 일어나 아침 산책을 하고 있었지요.

수목원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꽃잎이 바닥에 누워 초보수목원장의 산책길을 열어주었지요

어제만 해도 흙먼지 가득햇던 잎새들이 봄비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나무도 풀도 꽃들도 겸손해 졌습니다.

머리숙여 감사기도를 드리고 있었지요.


 


그냥 눈인사만으로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습니다.

커다란 카메라는 아니어도 저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눈길가는대로 발길닿는데로 마음가는 데로 담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메일로 그 모습을 담아 보내드립니다.

잔인한 4월이 이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지나가고 있다고... 

온 국민이 타는 목마름으로 온 국민이 바라는 기쁜 소식도

이처럼 4월이 가기전에 들려오기를 기도하면서...


 


세월호가 안겨준 참담한 슬품은

세월이 흘러가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아니 결코 세월이 흐른다하여 잊어서는 안될 일입니다.

저 어린 생명을,

저 착한 생명을,

저 고운 생명을...

그리고 어른들의 악하고 추하고 무능함을...


 


잔인한 4월이 가고 있습니다.

생명의 계절 5월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5월의 푸르름을 그 찬란한 생명력을 마냥 노래할 수 없네요

한평생 가슴에 묻고 지내야 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어찌하라구요...


 

메마른 대지를 흡족히 젖셔 주는 이 착하고 순한 봄 비...

이 빗방울이 모이고 또 모이면 저 어머님들의 가슴에도 생명의 기쁨이

움틀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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