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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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보원장의 정원일기] 목련꽃피는 언덕에서...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4-10 23:07 조회 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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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4월이 왔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의 4월은 목련의 게절입니다.
400종류가 넘는 목련들이 겨우내 준비한 축제를 펼치는 계절입니다.
 
 
금년 봄은 어찌나 성질이 급한지 순서나 차례가 없이 뒤죽박죽입니다.
대본에 따라 순서에 맞춰 차례로 등장해야 하는데 모두들 제 멋대로 순서도 무시한채
무대에 등장하려고 아우성입니다.
설강화, 크로커스, 영춘화, 무스카리, 개나리, 수선화, 벚꽃에 목련까지...
감독이나 연출자의 지시는 아랑곳하지 않는 저들을 어찌해야 하나요.
 
 
각본도 무시한채 한꺼번에 봄 무대에 등장하면 어쩌겠다는 거냐구요.
초보수목원장은 마음만 조릴 뿐입니다. 봄 축제 내내 화려한 꽃 등을 밝혀 보려던
야심찬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거냐구요. 저들이 초보수목원장 말을 듣겠어요?
제발 저들을 좀 말려 주실 분 어디 없으세요....
 
 
그래도 이제사 정신을 좀 차렸나 봅니다. 질서가 조금씩 잡혀가는 모습니다.
철 모르고 오르기만 하던 봄 날씨가 차분해 지자 저들도 제 정신이 드나봅니다.
천리포수목원의 목련축제는 얼리버드 (early bird)와 비온디아이 (biondii)가 등장
하면서 막이 오릅니다.
 
 
금년에도 비온디아이가 먼저 등장을 했지만 지지난해 태풍에 입은 상처때문인지
몇 송이 꽃봉우리만을 피워 올렸을 뿐입니다.
금년엔 거름을 듬뿍 더 넣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얼리버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풍성한 꽃들을 등장시켜 박수갈채를 받고
있습니다.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잘 해내고 있는 셈입니다.
 
 
초보수목원장은 다짐했었습니다.
400종류가 넘는 목련들 다는 아니더라도 목련이 피는 시기에 맞춰 하나 하나씩
등장시켜 소개해 드려야겠다구요...
그런데 올해도 그 약속은 지키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목련이 너도 나도 정신없이 피어오르니 누구를 먼저 등장시켜야 할지 고민이려니와
차분히 공부할 자세가 되어 있지 못하니까요...
어쩔수없이 서툰 사진 솜씨로 직접 찍은 목련을 한꺼번에 등장시키기로 했습니다.
베워서 제대로 소개해 드리려다간 올해 다 지나도록 약속을 못 지킬 것같아서요.
그러고 보니 올해도 '초보'수목원장이라는 딱지를 떼치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초보수목원장이 변명할 구실을 찾았답니다.
'침묵의 봄' 저자인 레이첼 카슨이 'The Sense of Wonder'라는 책에서 이렇게
강조하였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느끼는 것의 절반 만큼도 중요하지않다'고...
 
 
아이들에게 꽃의 이름을 알려 주려고 애쓰지 말고 자연과 함께 놀도록 하라는 겁니다.
자연속에서 꽃과 더불어 놀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게되고 배우게 된다고요...
식물의 이름을 아는 것이 '씨앗'과 같고 자연을 느끼는 것은 '토양'과 같다고 했습니다.
기름진 토양을 먼저 만든 다음에 씨앗을 뿌려야 잘자라 풍성한 열매을 맺을 수 있 듯
청소년기에는 기름진 땅을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했지요.
 
 
그렇습니다.
초보수목원장도 4월의 목련을 맘껏 누려 볼 작정입니다.
눈뜨면 밤 새 창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파우더퍼프(Powder puff)에게 인사나누고
이제 막 봉우리를 뽀족이 내미는 겔럭시(Galaxy)를 격려해 주며 제 역할을 마치고 
퇴장하려는 얼리버드에게 참 잘했다고 힘찬 박수를 보내 주렵니다.
 
 
초보수목원장 혼자만 이 행복을 누리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모두에게 이 행복을 나누어 주고 싶습니다. 모두와 함게 이 행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의 목련동산에서 마음껏 자연을 느껴 볼 수 있도록 커다란 무대를 펼쳐
보고 싶습니다.
 

이러한 바람이 결실을 맺어 세계목련학회를 천리포수목원에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제57회 세계목련학회를 천리포수목원에서 유치한 것입니다.
2020년이면 천리포수목원을 조성하신 고 민병갈 원장께서 태어나신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 분의 목련사랑이 어떻게 결실을 맺고 있는지를 전 세계 목련애호가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선 당장 초보수목원장을 슬프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축제에 등장한 목련을 괴롭히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향기가 좋다고 가지를 당겨 나무를 아프게 하는가 하면 사진을 찍겠다고 목련나무
줄기에 앉기도 하고 꽃에 상처를 주는 분들까지 있으니까요.
 

근데 아시지요?
예쁜 꽃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으면 꽃과 멀리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꽃 속에 쏙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야 예쁘게 사진이 나올거란 생각은 틀린 것입니다.
그래서 초보수목원장은 사진을 찍어주면서 이러한 사실을 알려드리기도 하지요.
 
 
초보수목원장이 더욱 속상한 것은 전문가(?)라는 분들 때문입니다.
봄 꽃 축제장에 사진동호회 멤버들이 나타나면 긴장하게 됩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커다라 카메라를 둘러맨 전문가(?) 들이 모델로 정한
꽃을 찍기위해 꽃밭 속에 들어가서 가지를 구부리기도 하고 거울을 나무위에 걸쳐
올려 놓기도 하고 다른 꽃들에 상처를 내기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땐 참으로 속이 상한답니다. 전문가답게 더욱 사랑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
할텐데 말입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런지요???
 

천리포수목원의 목련축제는 이제 막이 올랐습니다.
4월 한 철 피었다 시드는 축제가 아니라 11월까지 이어지는 축제입니다.
4월 한 달 동안 1막을 장식하는 화사한 목련들이 다투어 등장할 것입니다.
 
 
5월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노란색 목련이 등장합니다.
엘리자베스(Elizabeth)와 옐로버드(Yellow bird) 목련이 주연을 맡을 예정입니다.
특별히 옐로버드는 지난 겨울 쉬지않고 수많은 꽃 등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아마도 예전에 볼 수 없던 옐로버드의 매력을 맘껏 누릴 수 있을 듯합니다.
 
 
여름철이면 버지니아(Virginia)와 초령목 계통의 목련들이 등장을 할 것이고
찬 바람이 불면 태산목 종류의 목련이 등장할 것입니다.
그대 언제쯤 오시려는 지요...

 

행여 교통체증이 걱정되시는 지요.
여기 그대를 마중나갈 채비까지 마쳤으니 맘 편히 오십시요.
그대, 오시는 그 날까지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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