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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38. 종이의 원료로 쓰이는 ‘다라수’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3-25 14:24 조회 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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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38. 종이의 원료로 쓰이는 ‘삼지닥나무’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집 앞에 심겨져 출퇴근 길에 매일 만나는 목련이 있다. 겨우내 꽃잎이 상할세라 털을 세우며 꽃을 꽁꽁 싸고 있던 눈비늘(아린)이 출근길에 보니 시나브로 갈라져 여린 꽃잎을 보여준다. 순간 “와~!” 탄식이 절로 나온다. 꽃이 흐드러지게 핀 것도 아닌데, 그간의 기다림을 보상이나 해 주듯 반갑고, 또 기특하다. 꽃이 세상과 만나는 그 찰나에 귀를 대보았더라면 “쩌~억” 하고 천둥소리가 났을 것만 같다. 곳곳에서 봄이 열리고 깨지는 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삼지닥나무(Edgeworthia chrysatha)'에 유독 눈길이 간다.
 


황서향
 높이 자라야 2m 남짓되는 팥꽃나무과의 낙엽관목인 삼지닥나무는 우리나라에도 자생종이 있다고 하지만 확실치 않고, 일반적으로 중국 원산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 봄에 꽃이 피는 다른 나무들처럼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데 잎이 없어도 나무가 결코 초라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꽃 자체의 아우라가 대단하다. 30~50개는 족히 되어 보이는 나팔같은 꽃송이들이 모여 3.5~5cm 정도의 공모양으로 피어난다. 끝이 네 갈래로 갈라진 서향을 닮은 노란색 꽃이 핀다하여 ‘황서향’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향도 서향처럼 진하며 달콤하다. 달걀 노른자 같은 샛노란 꽃빛으로 가지마다 탐스럽게 피어나니 장관이다.


종이의 원료로 사용되는 줄기
 이름만 보면 닥나무와 친척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닥나무는 뽕나무과의 식물로 꽃과 잎 모양부터 확연히 다르다. 공통점이 있다면 닥나무처럼 줄기의 껍질을 가공하여 종이를 만드는데 사용한 점인데, 영어이름도 '종이나무‘란 뜻의 ’paper-bush'이다. 닥나무보다는 섬유가 다소 약하나 기타 제지 원료보다는 강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부드럽고 흡수성이 좋은데다 광택과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인쇄가 선명하고 제지에 좀이 먹지 않기 때문에 화폐, 화지, 지도종이 등의 고급용지와 전기전열지, 금은박지 등 특수 용도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화폐 등의 고급 종이로 활용되는 쓰임새 때문인지 그 꽃말도 ‘당신께 부를 드립니다’ 이다. 가지가 보통 세 갈래로 갈리지는 특징이 있어 ‘삼지(三枝)닥나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 원대에서 여러 개의 가지가 나며 위로 커 갈수록 그 각도가 넓어져 우산모양으로 둥글고 가지런한 수형을 유지한다. 사실 삼지닥나무는 줄기의 쓰임도 쓰임이지만 잎이 떨어진 흔적이 줄기에 유독 선명하게 남아서 마치 모양을 일부러 새겨 넣은 듯한 독특한 인상을 풍기며 사랑을 받는다.


난대성 수종
 삼지닥나무는 추위에 약해 제주도와 남해안 도서지방에 주로 식재하는 난대성 수종이지만, 2007년에는 경남 진주에서도 100여 그루 이상 자생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으며, 천리포수목원에도 별다른 월동 채비 없이도 겨울을 나고 있다. 1976년 5월 17일에 처음 도입되어 풍년화, 매실나무와 함께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이 많이 있는 겨울정원과 호랑가시나무원 초입 부분에 식재되어 있다. 한방에서는 초봄에 개화하지 않은 꽃봉오리를 몽화(夢花)라 하여 따서 햇볕에 말린 후 안과 질환과 부인병 질환에 약재로 사용하였다. 생약명이긴 하지만, 꿈을 품고 있는 꽃봉오리의 이름이 참 멋지다. 꿈을 안고 열심히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있기에 이 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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