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로 바로가기 왼쪽 하위메뉴로 바로가기

식물이야기

HOME 커뮤니티 식물이야기


제목 하늘과 땅사이에 봄비가 내리던 날...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3-09 17:40 조회 5,409
공유하기
첨부파일
 
하늘과 땅사이에 봄비가 내리던 날...
                                                                                       교육팀_ 남수환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계속되던 어젯밤, 그렇게 기다리던 봄비가 내렸습니다. 여느 지역에서는 눈이 왔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천리포에는 꽃샘추위를 달래보내려 아무도 모르게 새벽에 비가 내렸습니다. 아무리 봄비라지만 꽃샘추위속의 비라 바람이 많이 차갑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수목원의 식물들은 추위는 아랑곳않고 촉촉한 봄비를, 눈부신 봄햇살을 만끽하기 위해 분주합니다.
 
 
연못가의 수선화들은 얼마전까지 추위때문인지 드문드문 노란새싹을 틔우더니 이제는 여기저기에서 수없이 많은 초록의 새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봄비를 맞았으니 조금 있으면 수없이 많은 수선화로 가득할 겁니다. 수선화의 속명은 Narcissus 인데 이러한 속명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수선화가 필때 다시한번 전해 드리겠습니다. 만약 일찍 피는 수선화가 있다면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수선화에 유혹에 넘어가면 안됩니다.
 
수목원 한켠에는 보일듯 말듯 붓꽃이 피어있습니다. 붓꽃이 핀건 일주일이 지났지만 봄비를 맞으니 제 빛깔을 내는 듯 합니다. 붓꽃은 아이리스라고도 부르는데 아이리스는 무지개의 여신이라고 합니다. 아이리스는 어느 신의 딸이었는데 누가 보아도 눈부신 아름다운 외모와 단정한 몸가짐, 그리고 바른 예의를 가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신들을 가까이 하지 않았던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마저도 아이리스를 곁에 두고 시중을 들게 하였다고 합니다. 신화에 보면 제우스의 바람기는 정평이 나 있어 많은 여신을 유혹했는데 아이리스 또한 제우스가 유혹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리스는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재치있게 빠져 나가자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는 아이리스를 더욱 총애 하였으며 아이리스에게 선물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 선물이 바로 무지개입니다. 무지개를 선물로 주며 무지개로 다리를 놓아 하늘을 건너는 영광 또한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향기로운 입김을 세번 불어 아이리스를 축복하였는데 그때 입김에 서린 물방울 몇개가 지상으로 떨어졌는데 거기에서 핀 꽃이 아이리스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리스, 즉 붓꽃의 꽃말은 사랑, 그리고 기쁜소식이라고 합니다. 어제밤에 비가 내렸으니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무지개가 내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아이리스가 피었으니 기쁜소식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수목원에 핀 아이리스에는 미쳐 마르지 못한 헤라의 입김이 남아 있습니다. 신의 입김이 담겨서인지 그 빛깔 또한 매우 신비롭습니다. 이 아이리스를 보시려면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신에 대한 예의인 샘입니다.
 
 
수목원에서 키우는 꽃은 아니지만 여기저기에 봄을 알리는 꽃들이 있습니다. 비록 아이리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앙증맞은 자태로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잘못하면 발길에 밟혀도 모를 꽃, 그 꽃은 바로 냉이입니다. 우리가 봄에 가장 많이 먹는 향기가 너무도 좋은 나물, 냉이... 하지만 꽃은 잘 보려 하지 않습니다. 아이리스처럼 화려한 꽃 말고도 봄소식을 전하는 아주 작은 꽃들도 봐 주시길 바랍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영춘화입니다. 개나리처럼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다릅니다. 개나리는 꽃잎이 보통 4장이지만 영춘화는 5장입니다. 하지만 몰라도 됩니다. 꽃이 피었음을 알아 주시면 됩니다. 오늘 영춘화는 매우 싱그럽습니다. 봄비를 머금고 있어서 더 그런듯 합니다.
 
 
 
누구에게 봄소식을 들은 걸까요? 드디어 삼지닥나무 꽃송이가 터졌습니다. 전부가 터진건 아니지만 가장자리 몇송이가 노란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삼지닥나무는 부귀를 안겨주는 나무라고 합니다. 삼지닥나무 꽃 한뭉치가 다 터지면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말로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가슴을 다 채우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부귀를 상징하나봅니다. 마음이 채워지니 그보다 더 좋은게 있을까요?

 
 
하늘에서 가장 먼 곳에서, 그리고 땅에서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피는 크로커스입니다.
저는 땅위의 별이라 칭합니다. 꽃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 마치 땅에 떨어진 별이 빛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크로커스를 더 빛나게 하는것 또한 봄비입니다. 비는 정말 신비롭습니다. 아주 많은 것도 아닌 단지 몇 방울많으로 생명을 느끼게 하니까 말이죠. 생기가 느껴집니다. 꽃샘 추위에 상할까 걱정이지만 그 걱정속에서 크로커스는 매일 피고 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이들은 땅속으로 사라질 겁니다. 다시 잠으로 빠져드는거지요. 며칠을 일년중 며칠 꽃을 피우기 위해 나머지 시간은 잠속으로 빠져 듭니다. 이제 조금후면 이들과 작별을 해야할 시간입니다. 크로커스가 작별할 즈음이면 수선화가 유혹할겁니다.
 
그리고 산과 들에서도 많은 꽃들의 향연이 펼쳐질겁니다. 남부지방에는 진작에 피었다고 들은 노루귀가 천리포에는 이제서야 고개를 들었습니다. 아직 꽃잎은 펴지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흔한 야생화이지만 봄이 시작되는 시기의 꽃들은 신비롭습니다. 노루귀의 빛나는 털이 신비롭습니다. 노루의 귀를 닮은 잎을 가지고 있어 노루귀라 불리지만 아직 그 귀는 확인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꽃이 피고 나서야 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성질이 참 급한가 봅니다. 천리포에서 봄비를 고대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입니다. 봄꽃들이 피어야 목련이 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봄비가 내린 뒤 제일 먼저 피는 목련, 비온디아이 목련 때문입니다. 이제 봄비가 내렸으니 조만간 꽃망울을 틔울겁니다.
 
아이리스의 꽃말은 사랑, 그리고 기쁜소식이라고 하였습니다. 아이이스 꽃잎 벌어진 모양이 마치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것 같아 가만히 고개를 숙여보기도 합니다. 기쁜소식을 전하려는 걸까요? 꽃샘추위로 볼이 시렵기도 하지만 작은 냉이꽃부터 신비로운 붓꽃까지 이들을 만나며 전해듣는 봄소식만으로도 행복한 봄날입니다. 즐거운 봄을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이전글 [식물이야기] 37. 봄을 맞이하는 꽃 ‘영춘화’
다음글 [초보원장의 정원일기] '간절하면 들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