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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34. 마른 잎 부대끼며 함께 사는 ‘감태나무’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1-20 13:39 조회 5,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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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34. 마른 잎 부대끼며 함께 사는 ‘감태나무’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차가운 칼바람이 불어대는 계절이면 사람들은 감기라도 걸릴세라 더 두꺼운 옷을 껴입지만, 여러 나무들은 화려했던 시절을 추억하며 벗어내고 비워내는 일들을 감행한다. 그런데 적나라하게 자기 속내를 드러내 놓은 나무들 사이로 분명 갈색으로 고엽(枯葉)이 되었는데도 잎을 떨구지 않고 마른 잎을 부대끼는 나무가 있다.
  
 
겨울에도 마른 잎이 떨어지지 않는 나무
 
감태나무(Lindera glauca)는 중국, 일본, 타이완을 비롯한 한국에서 자생하는 나무로, 우리나라에서는 충북 이남의 산지에서 자라지만 해안을 따라서는 황해도 및 강원도까지 분포하니 한번 즈음은 만날 법한 나무다. 4∼5월에 피는 황색의 꽃은 작아 눈에 띄지 않고, 녹음이 지는 계절에는 별 특징이 없어 관심을 끌지 못하나 황색, 적갈색으로 단풍이 드는 시기부터 그 매력이 드러나 주목을 받는다. 특이하게 낙엽 활엽수이지만 봄까지 마른 잎이 가지에서 떨어지지 않아 겨울정원에서 독특한 정취를 안겨준다. 추위를 견디며 오래도록 동거동락하는 마른 잎들이 겨울바람에 사락사락 부딪히는 소리는 마치 그간의 사연을 풀어놓는 속삭임처럼 들린다. 끈질기게 붙어 있는 잎을 두고 일본에서는 수험생들의 합격을 기원하며 감태나무 잎을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을 주는 풍습도 있다. 백동백(나무)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강원도에서 동백나무로 불리는 생강나무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독성이 없는 약나무
 
녹나무과의 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5~8m까지 자라는 감태나무는 생잎이나 마른 잎을 씹으면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나오며 녹나무과 특유의 상큼하고 은은한 향기를 풍긴다. 어린잎은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하고 잔가지를 잘게 썰어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끓여 먹으면 향도 전해지지만 맛도 좋아 차로도 이용한다. 민간에서는 중풍, 혈액순환, 해독, 지혈, 관절염, 감기, 두통, 암 등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여겨 잎, 줄기, 열매, 뿌리를 모두 약재로 사용한다.
 
 
용안목(벼락맞은 감태나무)
 
감태나무는 새로 올라오는 어린가지가 곧게 자라 연장 자루나 지팡이를 만드는데도 사용되었다. 벼락을 잘 피한다고 ‘피뢰목’이란 별명을 가진 감태나무라 벼락맞은 나무를 특히나 귀하게 여겼는데 불가에서는 벼락을 맞고 용의 눈처럼 여러 부분이 터져 검게 탄 자국이 있는 감태나무를 ‘용안목(龍眼木)’이라 부르며 이를 이용해 만든 지팡이를 최고로 귀하여 여겼다. 또한 민간에서는 나무가 단단하여 도리깨를 만들어 쓰기도 하고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청정하고 아름다워 윷놀이의 윷으로 만들어 쓰기도 했다.
감태나무는 양지바른 곳에서도 잘 자라지만 산야의 메마르고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며 비교적 건조에 잘 견딘다. 1980년 선암사로부터 가져온 천리포수목원의 감태나무는 다정큼나무집 옆에서 보일 듯 말 듯 얌전히 얼굴을 내밀며 마른 잎을 부대끼며 마치 온기를 나누듯 사이좋게 매달려 있다. 모두가 맞다고 할 때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감태나무를 보며 다수가 가는 길로 무조건 가야할 것 같고, 그 곁을 벗어나면 낙오될 것 같은 불안과 두려움을 가진 우리들에게 어쩌면 개성있고 다양한 삶의 길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계절감태나무를 품어주는 자연이 그러하듯 우리의 가족, 직장, 사회가 개성을 포용해주며 하나의 정답만이 아닌 다양한 해답이 나올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면 분명 더 풍요롭고 행복해 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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