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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33. 명품 소나무의 혈통 ‘정이품송 후계목’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1-10 09:04 조회 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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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33. 명품 소나무의 혈통 ‘정이품송 후계목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말의 해 중에서도 청마(靑馬)의 해라고 하는데 신년이니만큼, 푸른 기운이 가득한 특별한 소나무(Pinus densiflora)이야기로 2014년을 시작해 볼까 한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이 담긴 소나무
 
소나무는 약 6,000년 전부터 한반도에서 자라기 시작해 우리 문화와 생활 전반 곳곳에서 함께 숨 쉬며 살아온 나무다. 아기가 태어나면 솔가지를 금줄에 매달아 나쁜 기운을 막고,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소나무로 불을 지피고, 나무껍질부터 꽃가루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먹거리를 받으며, 죽을 때 관도 소나무 관을 최고라 치며 소나무가 있는 산에 묻힌다는 국립수목원 이유미 박사의 글이 떠오른다.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기상으로 사철 변하지 않는 지조와 충절의 상징으로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한반도의 많은 나무들 중에서도 애국가 가사에 떳떳히 이름까지 올린 이 나무는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꼽히며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대변한다.
 
 
아버지 정이품송, 어머니 정부인송
 
오늘 소개할 소나무는 작년 연말 충북산림환경연구소로부터 받은 9년생 소나무로 천리포수목원 밀러가든 작은 연못을 지나 겨울정원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식재한 어린 나무다. 2미터 남짓하지만 작다고 얕보면 안되는 게 그 혈통이 가히 국보급이다. 바로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천연기념물 제 103호로 지정된 정이품송(正二品松)의 후계목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600살로 추정되는 정이품송은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에 행차할 때 타고 있던 가마가 소나무 가지에 걸릴 것을 염려해 “연(輦) 걸린다”라고 말하자 스스로 가지를 올려 가마를 무사히 통과하게 했고 이를 기특히 여긴 세조가 지금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정이품 벼슬을 내렸다고 전해지는 우리나라 대표 명품나무다. 이름에 걸맞게 균형잡힌 멋진 모습을 자랑하던 이 소나무가 오랜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낙뢰와 돌풍에 가지가 부러지고 솔잎혹파리 등 각종병충해에 시달리며 급격히 쇠약해지자 혈통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으로 후계목이 만들어지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일반적으로 보존하고자 하는 혈통의 나무를 어미나무로 하여 동일종의 다른 개체의 화분을 공급받아 모계중심의 혈통보존 방식을 적용하지만, 이 나무의 경우 정이품이란 벼슬이 부여되는 등 의인화 된 정이품송의 역사성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부계에 의한 혈통보존방식을 택했다. 인공수분을 혼례식이라 일컬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이 의식의 최고 왕세자비로 간택된 나무는 바로 보은 서원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 352호 소나무로 일명 ‘정부인송’이라 불린다. 나이는 정이품송과 비슷한 연배로 외줄기로 곧게 자라는 정이품송과 달리 우산모양으로 퍼져 여성적인 모습이다. 정부인송에 정이품송을 인공수분 시켜 1년뒤 씨를 받아 키워서 지금의 나무가 되었으니 사연도 사연이지만 정성이 갸륵하다.
 
 
아버지를 닮아 곧은 줄기
 
아버지의 자식이기에 일반소나무와는 달리 줄기가 곧게 자라 그 색과 모양새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수목원에서 역사 속 주인공의 자식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이 나무를 탄생시키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느껴져 감동적이기 까지 하다. 한번 훼손되면 복원이 어려운 살아있는 식물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후대에 물려주기 위한 눈물겨운 관심과 노력이 가져온 의미있는 결과에 주목하며, 수목원의 나무들도 100년, 200년 먼 미래에 후손에게 남겨줄 수 있게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굳은 각오도 생긴다.
 
천리포수목원은 2014년 캐치프레이즈를 ‘더불어 행복한 수목원’으로 정했다. 문득 이 나무를 보며 사람과 더불어 나무가 행복한 수목원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2014년 푸른 소나무를 보며 우리 모두 하버드 경영대학원 하워드 스티븐슨 교수의 말처럼 “단순히 골인 지점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가 아닌, 가야 할 곳이 어딘지 피할 곳이 어딘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때로는 천천히 달리는 야생마” 같은 청마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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