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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32. 여덟 손가락의 반가운 손짓 ‘무늬팔손이’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4-01-02 16:54 조회 4,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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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32. 여덟 손가락의 반가운 손짓 ‘무늬팔손이’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일을 하다보면 종종 악수를 나누게 된다. 하지만 감사와 친애, 화해, 신뢰 등의 의미가 담겨져 인사로 나누는 이 일이 내게는 참 부끄럽고 곤란한 일이다. 희고 가는 손가락까지는 섬섬옥수의 외형을 따랐을지 모르나 집안일과 외부 업무가 늘면서 건조하고 푸석푸석하게 거칠어진 손을 상대에게 내밀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손의 살결은 가을・겨울이면 더 거칠어지는데 그럴 때마다 겨울 정원에서 고운 손을 펼쳐 우아하게 손짓하며 나를 반기는 ‘무늬팔손이(Fatsia japonica 'Variegata')'를 보면 부러워진다.
 
(7+9)÷2=8
두릅나무과의 상록 관목인 ‘팔손이(Fatsia japonica)’는 잎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마치 손 형태의 잎 모양을 가지는데 이름도 거기서 따왔다. 그러나 이름처럼 실제로 여덟 갈래로 갈라진 잎은 찾기 어려운데 대부분이 7갈래나 9갈래로 이를 평균해서 팔손이라 부른다. 짙은 녹색으로 시원스럽게 보이는 잎은 지름이 40cm까지 무성하게 자라 이국적인 풍모를 지니니 외국에서 들여온 관엽 식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제주도와 남해도, 거제도 등 해안가에서 만날 수 있는 자생식물이다. 거제도에서는 팔손이 자생지를 천연기념물 제 63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에서도 자라는 식물로 일본에서도 역시 이 나무를 여덟 개의 손이라는 뜻의 ‘야스테(八手)’, 팔각으로 갈라진 윤기나는 넓은 잎을 소반에 비유하여 ‘팔각금반’이라 부른다.
 
팔손이에 얽힌 전설이 있는데 그 스토리가 다소 엉뚱하지만 흥미롭다. 한 인도 공주가 어머니로부터 받은 쌍가락지를 시녀가 호기심에 끼워 보았다가 빠지지 않자 손위에 다른 것을 끼워 감추고 있었단다. 반지가 없어진 것을 알고 상심한 공주가 병이 나자 왕이 한사람씩 손을 펼쳐 보라며 확인을 하는데 이 시녀의 순서가 왔다. 시녀는 무서워 열손가락을 다 펼치지 못하고 여덟 손가락만 내밀게 되는데 그 순간 벼락이 떨어져 시녀가 팔손이로 변했단다. 그래서일까 팔손이의 꽃말은 ‘비밀’이다.
 
흰색 털방울 같은 꽃
‘무늬팔손이’는 ‘팔손이’의 원예 품종 중 하나로 잎 가장자리에 유백색의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왕립원예협회로부터 AGM(Award of Garden Merit)을 수상하기도 한 이 나무는 천리포수목원에 1975년 3월 14일 영국 트래시더(Treseder) 농장으로 부터 묘목으로 들여왔다. 늦가을부터 겨울 동안 마치 흰색 털방울 같은 동그란 공 모양으로 무리지어 꽃이 핀다. 어떤 이들은 여느 꽃처럼 예쁘지 않다 하지만, 활짝 핀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5mm 남짓한 작은 유윳빛 별모양의 꽃에 5개의 수술이 레이더를 펼치듯 총총 벌어져 있어 앙증맞고 깜찍하다.
 
대표적인 공기정화식물
팔손이는 조경용수로 이용하며 교목하부에 식재하거나 실내정원에 이용하기도 하고, 잎에서 염액을 얻을 수 있고, 말린 잎을 이용해 목용제로도 쓰이나 생약으로 복용 시에는 파트시야 사포톡신과 파트신이라는 독성분이 있어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최근에는 톨루엔과 포름알데히드 제거 능력이 우수하고 대표적인 공기정화식물인 산세베리아보다 음이온을 30배나 더 방출하고 습도 발생량도 많아 실내 화분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연말에는 거친 손결에 덧붙여 오른쪽 중지에 결절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흉터까지 더해져 손은 더 못생겨질 것 같지만, 그런들 어떠하랴? 반가운 눈빛과 손짓으로 기꺼이 상대를 맞이할 수 있는 곱고 따뜻한 마음이 있으니 이젠 자신있게 손을 내밀어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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