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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31. 황금 왕관을 쓴 메디아뿔남천 ‘라운드우드’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3-12-10 12:11 조회 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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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31. 황금 왕관을 쓴 메디아뿔남천 ‘라운드우드’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식물이 자라는 수목원에는 늘 삶과 죽음이 교차한다. 해마다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꽃을 만나기에 그러한 일들을 실감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오늘 만난 식물이 내년에도 건강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실은 무척 대단한 일이다. 그들은 늘 치열한 삶과 죽음의 위기를 맞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협력하고, 경쟁하고, 적과 싸우기도 하지만 늘 같은 환경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때로는 죽음에 다다르기도 한다. 천리포수목원 겨울정원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메디아뿔남천 ‘라운드우드(Mahonia x media 'Roundwood')’ 도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겨우 살아남았다. 어쩌면 올해 이 나무의 화려한 꽃을 만나는 것이야 말로 기적같은 일이 아닐까?
 
 은은한 향기를 가진 황금빛 꽃
 매자나무과의 상록관목인 이 식물은 대만을 비롯한 중국 북동지역이 원산인 뿔남천(M. japonica)와 미얀마 북부, 중국 서남부 윤난과 쓰촨지역에 자생하는 로마리폴리아뿔남천(M. lomariifolia)의 교잡으로 만들어진 나무다. 마치 낙지빨판 모양으로 긴 꽃줄기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꽃봉오리는 11월부터는 노란색 꽃봉오리가 제법 커져 두드러지기 시작한다. 1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샛노란 꽃들이 하나둘 터지기 시작하여 절정에 달하면 나무전체가 황금 왕관을 쓴 것처럼 화려한 모습이다. 길쭉한 꽃줄기에 붙은 자그마한 꽃송이 마다 꽃잎 6개, 수술 6개, 암술 1개가 앙증맞게 들어차있다. 꽃이 드문 시기에 오랫동안 꽃을 피우고, 은은한 향기까지 있으니 사람에게도 유용하지만, 풍부한 꿀샘을 가지고 있어 배고픈 곤충들에게 식사를 제공해 해주니 겨울 정원의 보물 같은 존재다.
 
 새들에게 인기 있는 나무
 꿀샘을 탐낸 곤충들을 먹기 위해서인지 초겨울부터 새들이 모이기 시작하는데, 꽃이 지고 열매가 성숙되면 열매를 차지하기 위해 새들이 다시 모이니 여러모로 새들에게는 소중한 나무이다. 새들에게 인기가 높아 겨울정원에 우뚝 서있는 메디아뿔남천 ‘라운드우드’의 경우 푸른빛을 띤 검은색 둥근 열매를 사람이 제대로 감상하기란 어렵다. 대만과 중국에서는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뿔남천속 식물의 열매를 식용으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종자에 비해 과육이 적은 열매의 단점을 개량해서 씨 없는 열매를 만들기도 했다. 
 
 독특한 실루엣
 같은 매자나무과에 속하는 남천(Nandina domestica)과는 그 모습이 사뭇 다른데 일단 광택이 나는 잎은 크기도 크지만, 호랑가시나무처럼 잎 가장자리가 톱니같이 깔쭉깔쭉하게 베어져 들어가 왜 식물이름에 ‘뿔’이란 단어가 붙었는지 짐작이 간다. 꽃과 잎, 그리고 세로로 갈라진 회흑색의 거친 코르크질 줄기는 이국적이면서도 독특한 실루엣을 자랑한다.
 천리포수목원의 메디아뿔남천 ‘라운드우드’는 1993년 영국의 새빌(Savill)가든에서 묘목으로 들여온 나무로 올해로 수목원에서 20년째 생을 이어오고 있다. 죽음의 위기에서 고통을 이겨내고 장한 꽃을 피운 이 나무를 보며 어쩌면 평범한 일상의 매 순간 기적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디라고 했던가? 오늘도 겨울정원에서 황금왕관을 쓰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 나무에게서 오늘도 나는 삶의 진리를 하나 더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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