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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30. 생명의 노래 히에말리스동백 ‘샹소네트’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3-11-26 11:44 조회 5,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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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30. 생명의 노래 히에말리스동백 ‘샹소네트’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눈길 닿는 곳마다 눈부시게 화려했던 나무들도 바닥에 잎들을 쏟아내고 마지막 가을을 맞는다. ‘샹송같은 시월은 가고 칸초네같은 11월’이란 시 구절처럼 부드러운 카프치노 샹송같던 10월은 가고 어느덧 진한 블랙커피 칸초네같은 11월이다. 하지만 처연한 막바지 가을풍경 속에서 희망을 주는 나무가 있다. 하늘하늘한 분홍빛 꽃잎은 가을바람에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지만, 히에말리스동백 ‘샹소네트(Camellia hiemalis 'Chansonette')’의 동그랗게 여문 작은 꽃망울은 겨울까지 생을 이어 꽃을 피우니 이별의 계절에 생명의 노래를 들려준다.
 
 동백(冬栢), 겨울 꽃의 여왕, 쓰바키
 동백나무는 추운 겨울동안에 피는 꽃이란 뜻으로 겨울 동(冬)자를 붙였으나 엄밀히 말해서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는 겨울에 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천리포수목원을 포한한 동・서해안 지역에서는 이듬해 4~5월에 꽃을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혹독한 추위에도 붉은 꽃을 피우는 강인함에 ‘동백(冬栢)’이란 단어를 붙였고, 유럽에서는 ‘겨울 꽃의 여왕’이란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싱싱하던 꽃이 갑자기 떨어지는 것에 불길한 인상을 받아 뜻밖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칭하는 춘사(椿事)의 춘(椿)을 써서 ‘쓰바키(つばき,椿)’라 부른다.
 
 차나무과에 속하는 동백나무속 상록활엽수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동백나무와 오늘 소개할 ‘히에말리스동백 ’샹소네트‘’는 차나무과에 속하는 상록활엽수지만 같은 나무는 아니다. ‘동백’이란 단어가 함께 쓰이지만 동백나무도 품종까지 아우르면 700종류가 넘으니 식물학에 문외한인 독자라면 동백나무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몇 가지 팁을 알려주자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동백나무(Camellia japonica)는 일본산이란 뜻의 japonica가 쓰였지만 우리나라, 중국에서도 자생하는 나무로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안 여러섬에서 만나는 동백나무가 바로 이 나무다. 애기동백나무(Camellia sasanqua)는 아기 눈물처럼 뚝뚝 하나씩 꽃잎을 떨구어 꽃이 통으로 떨어지는 동백나무를 불길하게 여기는 일본에서 각광을 받는다. 히에말리스동백(Camellia hiemalis)은 애기동백나무의 형질을 가지고 있는 교잡종으로 애기동백나무처럼 꽃잎이 따로 떨어지긴 하지만, 애기동백나무에 비해 키가 작고 좁게 자라며 잎의 크기도 작다. 그리고 이 모든 동백나무 종류를 총칭하는 속명 카멜리아(Camellia)는 17세기경 체코슬로바키아 선교사 G. J. Camellus가 여행하면서 이 속의 식물을 채집한데서 그의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장편의 멜로디를 연주하는듯한 분홍꽃
 히에말리스동백 ‘샹소네트'는 히에말리스동백 중에서도 가지가 옆으로 퍼지면서 꽃을 많이 피우는 종류인데, 주름장식을 단 듯 한 분홍 꽃잎은 안쪽 수술이 보이지 않을 만큼 여러 겹의 꽃잎을 갖추고 있다. ‘샹소네트’ 란 품종명이 찬바람 일렁이는 정원에서 한번에 다 피지 않고 가을부터 겨울까지 장편의 멜로디를 연주하듯 분홍꽃을 피워대는 모습을 두고 이태리의 구성진 노래 ‘칸초네’를 연상해 지은 이름은 아닐까싶다. 대략 세어 보아도 40장이 넘는 가녀린 꽃잎이 한 장씩 바닥에 흩어 질 때면 운치도 있지만, 무엇보다 향기가 없는 동백나무와는 다르게 옅은 후리지아 향까지 느낄 수 있으니 그 매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천리포수목원에는 1982년 8월 27일 뉴질랜드에 Koromiko 농장에서 삽목묘로 들어왔는데 여느 동백나무와 마찬가지로 산성 토양에서 잘 자란다.
지난주부터 수목원에서 그리움이 낙엽되는 잎들을 주워 책속에 끼웠다. 그리고 누군가의 책갈피가 될 수 있도록 잎들을 손질하며 히에말리스동백 ‘샹소네트’‘의 강인한 생명의 노래처럼 오래도록 이 가을을 기억해달라고 마음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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