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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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보원장의 정원일기] 11월에 띄우는 초보수목원장의 편지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3-11-01 18:09 조회 4,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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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멋진 날들이 인사도 없이 떠나간 자리에 빛갈 고운 11월이 찾아왔습니다.
11월 첫 날, 초보수목원장은 카메라를 둘러매고 수목원 이곳 저곳을 돌아봅니다.
새들의 합창이 울려 퍼집니다. 저들도 11월 첫 날을 노래하는 것일가요.  
추수 끝난 빈 들녘보다 수목원의 11월이 더욱 풍족한 양식창고가 되는 듯 합니다.
 
 
 
 
 

 
11월 첫 날, 초보수목원장은 목이 긴 폴라셔츠에 골덴바지로 갈아입었습니다.
따스한 정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햇살드는 자리에 앉아 차 한잔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 꽃 차는 어떠신지요?
꽃차 한잔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는 초보수목원장의 마음을 아시는지요...
 
 
 
 
 
 

 
햇살깊어지는 11월은 혼자 맞기엔 슬픈 계절입니다.
아담 홀로 거니는 에덴동산이 낙원이었을가요. 하와가 있기에 에덴은 낙원이 되었죠.
초보수목원장 홀로 거니는 천리포수목원은 낙원이 아니랍니다.
찾아오는 발걸음소리에 14,000여 종류의 식물들이 보석으로 빛나지요.
당신이 바로 보석이니까요. 아니 보석을 빛나게 하는 연금술사이니까요...
 
 
 
 
 

 
보석을 빛나게 하는 발소리를 듣는 초보수목원장은 흥에 겹습니다.
'야, 여기 참 잘 되어있다. 이리로 오기를 잘 했네....'
'이거 벚나무아냐, 가을에도 벚나무가 피어있네. 신기하다'
'이게 완도호랑가시나무래, 민병갈 원장이 찾아낸 민병갈 나무라네...'
'한국사람인게 부끄럽다 얘.. 미국사람이 이렇게 한국이 좋아서 이런 수목원을 만들어
 놓았는데...'
 
 
 
 
 
 
초보수목원장은 그냥 빙그레 웃기만 합니다.
칭찬을 들으면 고래도 춤춘다고 누가 말했나요. 칭찬을 들으면 나무들도 춤을 추지요. 
아마도 민병갈 원장님께서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행복해 하실 것만 같습니다.
11월 첫 날, 초보수목원장은 수목원 이곳 저곳을 들러보며 나무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단풍, 참 곱죠. 단풍이 없는 가을을 생각할 수 없겠죠. 하지만 초보수목원장은
'자식을 먼저 품에서 떠나보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가을단풍이 곱다고 말하지 말자'
 라고 읋었습니다. 어디 단풍이 절로 고울가요.
'떠나는 자식위해 한 평생 익혀온 서러운 솜씨로 가장 예쁜 옷 한벌 지어 입혀 놓은 게
 단풍이란 생각을 어느해 가을 하게 되었지요.'
 
 
 
 
정 많고 수다스럽던 우리 둘째누님,..
단풍고운 어느 가을날 자식을 떠나 보낸 뒤로 가을이면 몸살을 앓으시던 둘째 누님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나무라고 왜 서럽지 않겠어요. 이른 봄 피워 올려 따가운 햇살로 키운 자식들이 떠나
가는 이 가을이...
 
 
 
 
 
가을엔 나무를 안아 주세요. 나무가 외롭지 않게...
자식을 떠나 보내고 잔인한 계절을 홀로 보내야 하는 나무에게 용기를 주세요.
언제나 듬직하고 늠늠해 보이는 나무라고 왜 속울음이 없겠어요.
따스한 위로의 말 한마디가 나무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나무야, 자식을 떠나 보내기 참 힘들지... 그래도 어쩌냐,,, 이 자식들을 떠나보내야
 더 많은 자식들을 맞을 수 있지 않겠니...힘을 내, 내가 네 옆에 있어 줄게..' 
 
 
 
 
 
11월 입니다. 나무들도 정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커피향 흐르는 따스한 한마디 인사가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꽃 차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따스한 햇살이 머무는 창가 쪽 자리를 비워놓았습니다.
언제 오시려는지요. 떠나보낸 사람이 그리워지는 날 오십시요.
11월이 다 지나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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