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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이야기] 28. 가을을 붉게 물들이는 화살나무 ‘컴팍투스’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3-10-28 14:57 조회 5,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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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식물이야기」
 
 
28. 가을을 붉게 물들이는 화살나무 ‘컴팍투스’
 
 
 
최수진_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매스컴에서도 지인들의 sns에서도... 온통 단풍놀이 소식으로 울긋불긋 물드는 달, 10월이다. 그런데 몇해전부터 붉은 단풍을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하나 있다. 수목원 앞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붉은 해를 바라보며 그처럼 멋지고 열정적으로 살다가겠다 하신 사람, 곱게 물든 단풍처럼 자신의 생이 결코 오래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했던 사람. 바로 비밀의 정원으로 있던 천리포수목원의 빗장을 푼 故 이보식 원장님이다.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던 일을 가능케하고 꽃 한송이가 밟히면 열송이를 심겠다는 굳은 각오로 22개월의 짧은 임기동안 젊은 사람 못지 않게 뜨겁게 살다가, 민병갈 설립자가 그랬듯 마지막 꿈을 꾸던 태안에서 숨을 거두셨다. 10월에 돌아가신 탓인지, 이 맘때 붉디 붉은 단풍을 드러내는 화살나무 ‘컴팍투스(Euonymus alatus 'Compactus’)'는 꼭 이보식 원장님 같다.
 
강열하고 화려한 붉은 단풍
 여러 가지 빛깔의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니다. 화살나무 ‘컴팍투스’는 오로지 붉은색으로만 물든다. 붉은색 한가지 색으로만 단풍이 든다기에 단조롭다 생각하면 오산이다. 처음에는 곱다 싶을 정도로 맑은 붉은빛으로 물들다 농익어 단풍이 절정에 달하면 검붉다 싶을 정도로 강열하고 화려한 장밋빛 붉은색을 토해낸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가을에 놓고 보니, 웬만한 단풍나무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코르크질 날개를 가진 줄기
 화살나무는 사실 가을철 화려한 단풍도 단풍이지만, 독특한 모양의 줄기로 주목을 끄는 나무이다. 줄기 옆으로 2줄 또는 4줄로 코르크질 날개가 달려있는데 마치 화살 뒤쪽의 날개와 흡사하다. 개성있는 날개는 사실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의 몸피를 과장해 굵은 줄기로 보이기 위함이라는데 말 못하는 식물이지만 기특하다. 이 날개는 오래전부터 약용으로도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분재로도 인기가 있고, 줄기를 잘라 꽃꽂이 소재로도 활용하기도 한다. 화살나무 ‘컴팍투스’의 경우 일반 화살나무에 비해 작게 자라나 ‘왜성화살나무’라 불리기도 하는데 줄기가 촘촘히 꽉들어 차 울타리로 사용하기 좋다. 가지치기를 따로 해주지 않아도 안정된 수형을 유지해 초보정원사들에게 추천되는 식물이기도 하다.
 
수수한 꽃과 앙증맞은 열매
 다소 그늘진 곳을 좋아하는 이 나무는 가을철 단풍을 제외하고는 수수한 연녹색의 꽃을 피우고, 앙증맞게 작은 열매를 매단다. 천리포수목원에는 1974년 2월 7일 미국 팅글(Tingle) 농장에서 묘목으로 도입되었는데, 지금은 그 묘목들이 어른나무가 되어 어린 자식들을 많이 퍼뜨려 암석원 주변 가로변에 울타리로 자리잡고 있다. 
 시든 꽃은 주워가는 이 없지만, 떨어진 낙엽은 줍는 사람이 있다고 했던가? 10월의 어느 멋진 날 가을녘 서해 낙조처럼 붉게 물들어 가는 화살나무 ‘컴팍투스’를 오래도록 지켜보고, 떨어진 잎을 어루만져 본다. 두꺼운 책 속에 끼워두는 책갈피처럼 마음 속 한 켠 고이 꽂아 오래도록 기억해야지...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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