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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무를 찾아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느티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3-10-28 10:38 조회 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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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찾아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느티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
 

   [2013. 10. 28]

   오늘은 우선 지난 주의 나무 편지에 소개한 메타세쿼이아 이야기에 대한 몇 가지 고쳐야 할 내용부터 말씀 올리겠습니다. 메타세쿼이아라는 근사한 이름을 붙인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화석을 통해 처음으로 이 나무의 존재를 발견한 사람은 일본의 고생물학자인 미키 시게루(三木茂) 교수였습니다. 그는 화석에 남은 나뭇잎의 흔적을 발견하고, 이 나무가 북아메리카 지역에 자라는 세쿼이아와 같은 종류이지만, 다른 나무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이 나무가 세쿼이아와 다른 특징을 가진 나무라는 의미에서 ‘메타’라는 접두사를 붙여 1941년에 세계 식물학계에 보고했습니다. 물론 학회에 보고할 때만 하더라도 미키 교수는 이 나무가 화석에만 존재할 뿐 오래 전에 멸종한 나무로 생각했지요.

   그런데 마침 그 해에 중국의 산림공무원인 왕전(王戰)이라는 사람이 후베이성과 스촨성 사이를 흐르는 양쯔강 상류 지역에서 35미터 높이로 자란 이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이 나무를 북경대 생물학연구소에서 꼼꼼히 연구한 결과 얼마 전에 일본의 미키 교수가 명명한 메타세쿼이아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 나무는 멸종한 게 아니라, 왕전이 나무를 발견한 지역에 약 4천 여 그루가 자라고 있음을 확인했지요. 이후 1946년에 이르러 ‘중국지질학회지’에는 메타세쿼이아가 세상에 살아있는 나무임을 확정해 발표하게 됐습니다.
 
 
 
    지난 주에 제가 전해드린 메타세쿼이아 이야기 가운데 특히 명명과정에 약간의 오류가 있었던 겁니다. 나무편지를 보낸 지난 월요일 아침이 유난히 분주했던 까닭에 꼼꼼히 살피지 못한 까닭입니다. 이 부분은 ‘나무편지’의 독자 한 분께서 정성껏 지적해 주셔서 다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잘 알려주신 독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아울러 모든 다른 독자분들께는 사과드립니다. 오늘 편지의 앞에서 정리한 메타세쿼이아의 명명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박상진 선생님의 ‘우리나무의 세계 2’의 39-41쪽의 내용을 짧게 정리한 것입니다.

   오늘 나무편지에서는 담양 학동마을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잡은 한재초등학교의 훌륭한 느티나무를 만나고 돌아온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해 여름에 ‘나무 편지’를 통해 소개 드렸던 이 나무를 잘 기억하시는 나무 편지 독자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때의 나무 편지는 제가 진행하던 KBS-1TV 의 ‘6시 내고향’ 촬영을 위한 여행을 돌아본 내용으로, 특별히 이 학교의 졸업생인 어르신들을 여러 분 만나 뵙고 들었던 나무 이야기를 담았지요.
  
 
 
   이번에는 그때와 다르게 어르신들이 아니라, 지금 이 학교에서, 바로 이 아름다운 느티나무 둥치에 매달려 살아가는 어린이들을 보다 가까이에서 만나기 위한 자리가 있었습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을 모두 합해야 141명이 전부인 한재초등학교의 어린이들과 나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 학교의 한 선생님께서 마련해 주신 자리였지요. 이른바 ‘작가와의 만남’ 같은 행사로, 학교 어린이들은 저와의 만남이 있기까지 제가 어린이들을 위해 펴낸 책들을 꼼꼼히 읽기까지 했더군요.

   학생 모두와 몇 분의 학부모를 강당에 모신 뒤에 우리나라의 특별한 나무들을 천천히 소개했습니다. 물론 한재초등학교에서 나무 이야기를 하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느티나무라고 할 만한 이 학교 마당의 느티나무를 빼놓을 수 없지요. 아이들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느티나무에 얽힌 여러 내력들을 잘 알고 있었고, 나무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또한 매우 컸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학교에서 자신들과 함께 자라는 나무가 얼마나 의미 있는 나무인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굳이 제가 덧붙일 건 많지 않았습니다.
 
 
 
 
   나무를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여느 곳에서의 나무 이야기와 달라야 했습니다. 우리 곁에서 나무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간다는 사실을 잘 알자는 정도의 이야기는 이 아이들에게 큰 의미가 없을 겁니다. 나무는 살아있는 생명체이고, 나무와 지금 조금씩 나누는 숨결들이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을 돌아볼 수 있는 아주 큰 추억이 될 것이라는 정도는 언제나처럼 제 이야기의 바탕이지만, 그 정도 이야기로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을 수는 없었습니다.

   학교의 느티나무와 비교해 기억할 만한 우리나라의 크고 아름다운 나무들을 하나 둘, 사진과 함께 보여주며 그에 얽힌 이야기와 의미를 짚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짧은 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나무의 훌륭한 모습들을 보여주고자 했지요. 30미터가 넘는 커다란 느티나무를 매일 바라보고 자라는 이 아이들에게 제가 보여주는 특별히 크고 아름다운 나무들은 자신들의 느티나무와 비교 대상이 되었지요. 그러면서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학교 느티나무가 얼마나 훌륭한 나무인지를 깨닫게 하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그런 큰 나무를 곁에서 매일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이야기하려 한 겁니다.
 
 
 
   딱 한 시간 동안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아이들에게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여느 강연장에서의 열기 못지 않게 나무 이야기에 집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간간이 제가 던지는 질문에도 아주 또렷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돌아 나오는 길에서도 아이들은 제 손을 붙잡고 ‘다음에 꼭 다시 오세요’ 하며 쫓아 나섰습니다. 네 시간 넘게 달려가, 고작 한 시간 정도 이야기하고, 다시 네 시간 넘게 돌아온, 형식적으로는 매우 비경제적인 만남이었지만, 내용적으로는 매우 알차고 보람있는 시간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지난 해 나무편지에서 이 나무를 소개한 뒤부터 나무편지를 보신 분들이 적지 않으니, 담양 한재초등학교의 느티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다시 꼼꼼히 소개해 드려야 하겠지만, 굳이 되풀이해서 같은 이야기를 쓰기보다는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제가 링크한 다시보기를 클릭하셔서 이 학교 동창생 어른들의 이야기를 함께 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누가 이 나무를 심었으며, 지금 어떤 의미로 살아가는지를 살펴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 편지에는 당시 신문에 쓴 한재초등학교 느티나무 이야기 칼럼도 링크되어 있습니다.
 
 

   지난 주 중에는 ‘춥다’고 해도 될 만큼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주말부터 날씨가 풀려 단풍 든 산과 들을 찾아가기에 꼭 알맞춤한 가을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가을의 소리가 빠르게 깊어가는 이 아름다운 가을, 공연히 오래 된 소설책 한 권 꺼내어 읽고 싶어지는 아침입니다.

   고맙습니다.

   고규홍(gohkh@solsup.com) 올림.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는 www.SOLSUP.com을 운영하고 있는 나무칼럼니스트이자 공익재단법인 천리포수목원의 고규홍 이사가 매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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