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로 바로가기 왼쪽 하위메뉴로 바로가기

식물이야기

HOME 커뮤니티 식물이야기


제목 [나무를 찾아서] 고향 마을 어머니들의 인생 우체국이 된 들녘 느티나무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3-07-30 14:45 조회 3,664
공유하기
첨부파일
 
[나무 생각] 고향 마을 어머니들의 인생 우체국이 된 들녘 느티나무
 

    [2013. 7. 29]

   나무 사진 서너 장에 짧은 글을 곁들인 포토에세이를 연재하는 잡지가 있습니다. 편집자가 다음 호를 준비하면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다음 호는 잡지 전체의 주제를 ‘고향’으로 했으니, 포토에세이도 ‘고향’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달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모든 잡지가 그렇지만 잡지 원고는 늘 시간을 앞서 가야 하지요. 주간지인 경우에는 그리 큰 차이가 없지만, 월간지인 경우에는 적어도 한 달을, 계간지라면 서너 달, 그러니까 한 계절을 앞서 생각해야 합니다. 이 잡지의 다음 호는 한가위 명절을 앞둔 때인 까닭에 ‘고향’을 주제로 삼은 거지요.

   그래서 떠올린 나무가 곡식이 누렇게 무르익은 너른 들판 한가운데에 홀로 우뚝 서 있는 느티나무였습니다. 지난 해 초가을, ‘KBS-TV 6시 내고향’의 ‘나무가 있는 풍경’을 녹화하러 바삐 다니던 즈음이었습니다. 합천의 농촌 마을 들판에서 만난 느티나무입니다. 몇 가지 사정 때문에 KBS-TV 에 이 나무를 등장시키려는 계획은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지만, 막 가을걷이를 준비하던 들판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나무의 풍경만큼은 참 정겨웠습니다.
 
 

   나무 그늘에 들어서서, 고향 떠난 젊은 자식들을 그리워 할 어머니들을 생각하게 됐지요. 느티나무는 마치 잎잎이 어머니들의 깊은 그리움을 가득 담은 듯 하냥 살랑거리고 있었습니다. 스치는 바람에 나무는 어머니들의 그리움 가득 담은 나뭇잎을 멀리 떠난 자식들에게 하나 둘 날려 보내리라 생각했습니다. 무려 오백만 장의 잎 하나하나가 모두 늙은 우리 어머니들의 마음이 담긴 엽서이지 싶었습니다. 느티나무는 그래서 우리네 어머니들의 인생 우체국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엊그제 어느 절집 마당에서 우연히 발견한 봉숭아 꽃 한 떨기에서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잡지의 포토에세이로 마련한 들판의 느티나무를 마음에 담아둔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고향을 떠올리기보다는 한창 휴가를 즐겨야 할 계절입니다. 한해의 중간을 잘 넘기고 남은 한 해를 더 잘 보내기 위해 모두 즐겁고 평안한 휴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래야 이번 한가위에 찾을 고향이 더 따뜻하겠지요.
 
 
 

 
   한 가지 알림 말씀 덧붙입니다. 지난 한 달 여 동안 ‘솔숲의 나무 편지’ 친구 추천 이벤트를 이번 주에 마감하겠습니다. 이달 말까지를 기한으로 잡았지만, 굳이 날짜를 맞출 급박한 이유가 없으니, 이번 주 토요일인 8월3일까지 추천해주시는 분까지를 통계로 내겠습니다.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그 중 다섯 분께는 약속 드린 대로 제가 펴낸 책을 한 권씩 보내드리겠습니다. 다음 월요일에 띄울 ‘나무 편지’에서는 통계 결과를 알려드리고, 책을 보내드릴 분께는 따로 편지를 띄우겠습니다.

   이번 한 주일 동안에도 많은 성원 있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고규홍(gohkh@solsup.com) 올림.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는 www.SOLSUP.com을 운영하고 있는 나무칼럼니스트이자
공익재단법인 천리포수목원의 이사인 고규홍 이사가 매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이전글 [식물이야기] 23. 밤에도 피어 있는 나라꽃 무궁화 ‘심산’
다음글 [초보원장의 정원일기] 더불어 행복한 수목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