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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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보원장의 정원일기] 더불어 행복한 수목원으로...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3-07-26 17:44 조회 3,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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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천리포수목원에서 최초로 다녀 온 6박 8일간의 카나다 해외연수
보고를 마칠때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 메일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답신을 주신 분들께 더욱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고 황홀한 벤쿠버 지역의 수목원과 정원들은 평생
가슴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초보수목원장이 할 일은 지금부터
입니다. 앞으로 여떻게 해야 하는지 올바른 지혜를 부탁드리는 마음으로
연수 중간중간에 들렸던 벤쿠벼지역의 퀸 엘리자베스공원과 스탠리공원
그리고 UBC수목원안에 있는 니토베정원 사진을 곁들여 초보수목원장의
고심을 털어 놓을가 합니다. 
 
천리포수목원 최초로 직원해외연수를 다녀 온 지금 초보수목원장이
할 일은 보고 배운 것을 어떻게 천리포수목원에 도입할 것이냐이지요...
그런데 초보수목원장은 해외연수 결과를 천리포수목원에 접목하는
일 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일이 있답니다.
 
 
어떻게 천리포수목원을 설립하신 분의 뜻을 이어 갈 것이냐 입니다.
그럼 천리포수목원을 만든 고 민병갈 원장님의 뜻은 무엇이었을가요? 
한마디로 표현하기 쉽지 않지만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천리포수목원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고 민병갈 원장님께서는 수목원을 만들겠다고 생각하실때
부터 일반인들에게 수목원을 개방하리란 계획은 없었습니다.
물론 수목원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당연히 민 원장님
께서 모두 담당하시겠다는 뜻이셨고 또 그렇게 하셨으니까요. 
 

 
민 원장님 살아 계시는 동안에는 식물학도나 후원회원에게만 수목원
관람을 허락하셨답니다. 높은 공직에 있다고 해서 또는 재력이 튼튼한
기업인이라해서 수목원에 마음대로 입장할 순 없었습니다. 
민 원장님께서 관광목적의 수목원 방문을 환영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럼 민병갈 원장님께서는 어떠한 수목원을 만들고자 하셨을가요?
나무가 주인인 수목원, 나무가 행복한 수목원을 만들고자 하셨습니다.
그 뜻을 이루고자 나무를 찾아 국내 산간오지는 물론 세계를 누비셨지요.
그렇게 찾아 얻은 어린 나무와 씨앗들을 척박한 모래땅 천리포에 심고
자식 돌보듯하셨습니다.
 
 
그가 얼마나 나무를 사량했는지 나무에 쏟은 정성과 물질이 어떠한지는
천리포수목원 감사로 계시는 임 준수 님의 '나무야 미안해'라는 책에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 민병갈 원장님이 생각날 때마다 그 책을 펼져보
며 감동을 받지요.
 

고 민병갈 원장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에 이런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을 2,3백년동안 잘 지키고 가꾸어 제2조국인 한국에 바친
값진 유산이 되게 하여 달라구요. 
 

한국은행 정년 퇴임 후에도 2개 증권회사 고문을 역임한 투자의 귀재 
고 민병갈 원장께서는 당신께서 벌어 들인 전 재산을 천리포수목원에
투자하셨고 그 모두를 대한민국에 유산으로 남겨 놓으셨습니다.
 
 
그럼 초보수목원장은 설립자의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수목원을 가꾸고
지켜가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게 간단치 않다는 데 초보수목원장의
고민이 있습니다.
 
 
설립자의 뜻을 이어 가려면 많은 탐방객들이 찾아 오도록 할 것아니라
오히려 일반인들이 수목원에 오는 것을  가급적 억제해야 하겠지요.
민 원장님께서는 관광목적으로 수목원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하지 않으
셨으니까요. 그럼 수목원 운영은 어떻게 해야 할가요?
 

민 원장님께서 생존해 계실 때는 혼자 모든 것을 다 책임지셨습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로 부터 지원이 있긴 했지만 수목원 조성.운영의 모든
책임은 고 민병갈 원장님 혼자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민 원장님께서 돌아가시자 재정적인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민 원장님께서 돌아가시자 후원회원을 더 늘리고 유한킴벌리를 비롯한 
기업의 후원을 받아 운영했지요.
하지만 후원금만으로는 직원들 제때 월급주기도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부득이 민 원장님 돌아가신 지 7년만에 수목원을 일반인에게 개방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천리포수목원을 방문했고 입장료수입으로
기본적인 수목원 운영이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굳게 닫혀있던 천리포수목원 문이 열리자 만리포와 천리포지역 식당과
팬션들도 환영했습니다.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며 태안군과 충남도
그리고 산림청에서도 보다 많은 지원을 해 주고 있습니다. 
 
 
초보수목원장은 매일 매일 수목원 운영현황을 보고 받습니다.
오늘 탐방객은 몇 명이며, 입장료는 얼마나 들어 왔는지 하는 것이
초보수목원장의 주요 관심사이지요.
돈 버는 일을 모르고 살아 온 초보가 돈버는 일에 앞장 선 셈입니다.

초보수목원장이 부임한 후로 탐방객과 입장수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방송과 언론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성원과 격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이번에 카나다 해외연수를 통해 보고 배운 것들을 천리포수목원에 접목
해 보다 더 아름답고 건강한 수목원을 만들어 가야겠죠.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방객들이 찾아오고 또 행복해 할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생각하면 초보수목원장은 절로 행복해 진답니다.
 

그런데 초보수목원장의 이러한 생각이 바른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탐방객이 늘어나면 수목원 운영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나무
은 더욱 피곤하고 수목원 구석구석은 망가질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예쁜 꽃을 찍겠다고 여린 새싹을 무참히 밟고 꽃밭에 들어가는가 하면
꽃과 열매, 가지를 꺽거나 심지나 뿌리채 뽑는 탐방객들도 있답니다.
이럴때면 얼마나 속이 상하는지요. 
민 원장님 생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니까요.
 

 민 원장님 계실 때 후원회원으로 계시던 분들이 와 보시곤 그때
달라지는 천리포수목원의 모습에 실망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개방 전의 천리포수목원은 비밀의 정원이었는데...
 

나무와 풀들이 탐방객들에 짖밟히고, 잔듸밭은 흙길이 되고 장애인을
위한 콘크리트 길이 생겨나고... 카페와 샾이 들어 선 것도 낯설고...
어떻게 해야 할지요...
 

지금부터라도 고액후원자를 찾아 수목원을 운영하고 일반일들의 입장을
제한해야 할가요.
그렇게 되면 나무들은 더욱 행복해하고 수목원은 잘 지켜 질 수 있을가요...
 

그런데 초보수목원장은 그런 능력이 없으니 어쩌죠?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설립자께서도 당신께서 한 평생 만들어 놓은
수목원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시면 더불어 행복
해하실 것 같은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설립자의 뜻을 왜곡한다는 핑잔을 들을지 모르지만,
수목원 이곳 저곳을 돌아보며 
'이처럼 아름다운 곳이 있었네'
'한국사람인게 부끄럽다. 미국인이 이 좋은 일을 했는데...'
'다음에 꼭 아이들하고 다시와야 겠어요'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설립자께서도 이런 모습을 보시고 좋아하시겠지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무가 주인인 수목원', '나무가 행복한 수목원'을 꿈꾸셨던
고 민병갈 원장님의 뜻을 이어 '사람이 더불어 행복한 수목원'을
꾸려가고자 하는 초보수목원장의 꿈은 맞는 방향일지요?
그 길은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요?
나무와 더불어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천리포수목원을 만들어가는 길을
가르쳐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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