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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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보원장의 정원일기] 휘슬러산 정상에 서다.
작 성 자 천리포수목원 작성일 2013-07-23 10:32 조회 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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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일요일. 이느덧 연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해발 2,500미터 Whistler 산을 오르는 날이다.
록키의 대 자연을 보지 못했지만 고산식물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며 탁광일
교수가 추천한 곳이다. 오늘은 직원들이 맘 편히 푹 쉬며 즐겼으면 좋겠다.
 
 
 
 
 
사실 아름다운 정원을 돌아 본다 하여도 연수라는 무게때문에 즐길 수
만은 없었을 것이다. 내가 누구인가? 그냥 놀리지 못하는 성격아닌가?
아마도 직원들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Whistler 산은 벤쿠버에서 북쪽으로 125km 떨어진 고산지대로서 2010년
벤쿠버동계올림픽 스키경기가 열린 곳이다.  이 대회에서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딴 감동과 감격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벤쿠버에서 2시간 남짓 달리는 동안 차창으로 보이는 모습은 록키산맥의
풍경과 다름이 없었다. 산 봉우리에 얹혀 있는 만년설, 길가에 피어 있는
야생화무리들, 드넓게 펼쳐지는 초원과 옥수수밭, 섬과 숨박꼭질하는 태평양바다...
직원들에게 록키산맥과 풍광이 사뭇같다라고 강조하며 벤프와 쟈스퍼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씻어내려 했다.
 
 
 
 
도중에 만년설이 녹아 떨어지는 Shanon폭포의 장엄한 물줄기를 배경으로
사진 한 컷 찍은 다음 Whistler에 도착하니 올림픽경기라도 열리는 것처럼
사람들로 붐빈다. 길양쪽으로 늘어선 식당엔 빈의자가 보이지않을 정도로
빡빡하게 들어차 있고 거리엔 서로 어깨가 닿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벤쿠버시내에서는 보지 못했던 Canadinan 들이 모두 휘슬러에 모여 있는
것 같다. 여름인데도 스키장이 이리 북적이다니...
피서와 MTB 그리고 한 여름에도 스키를 탈 수 있으니 인파가 몰릴 밖에...
 
 
 
 
탁 교수의 안내로 곤드라를 타고 해발 2,000미터 Peak에 올랐다.
곤도라에서 바라보니 나무들이 열병을 하고 거수경례를 붙이고 있다.
‘응, 그래. 수고했어. 앞으로 계속 수고해’ 혼자서 답례를 한다.
탁광일 교수는 한가지라도 더 아르켜주려는 초등학교 선생님처럼 열심이다.
 
 

 
‘저 아래 나무들을 좀 보세요. 무더기로 자라고 있지요. 왜 그럴까요.
처음에 저 큰나무가 먼저 자리를 잡고 바람을 막아주니까 그 옆에 나무가 자랄
수 있게 되죠. 그렇게 한, 두그루 모여 눈보라와 싸워 이겨내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 나무뿐이랴. 누군가가 언덕이 되어 주어야 그 언덕을 딛고 일어서는 것을...
 
 

 
아, 저기 어린 나무들이 이제 막 허리를 펴는 모습 보이시죠.
겨울동안에 눈 속에 파묶혀 있다가 눈이 녹으니까 이제 허리를 펴는 중입니다.
여름에 반짝 허리를 펴고 몸집을 부풀리며 키를 키우면 겨울에 또 눈에 파묻히지요.
그런 삶을 몇 년 몇 십년 되풀이 살아가는 것이 고산식물의 삶이랍니다.
어쩜 이리도 우리의 삶과 닮아 있을가?
 
 

저기 좀 보세요. 눈은 하얗잖아요. 그런데 저 눈은 왜 붉은 색일까요?
그것은 눈 속에 있는 영양분을 먹고 사는 Elgae라는 조류(藻類)때문입니다.
탁 교수의 설명을 듣고 나니 한그루 한그루 나무들이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저 혹독한 추위와 눈을 이겨내고 생명을 이어가다니...
힘들고 지쳐하는 아들 놈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휘슬러 마운틴 라운지에서 헴버거와 샌드위치로 점심식사를 했다.
젊은 카나디언들은 반팔차림이다. 제니퍼는 두터운 파카를 입으라 했는데...
한 여름 만년설이 쌓인 2,000미터 정성에서 먹는 햄버거 맛은 일품이다.
 
 
 

햄버거 맛보다도 라운지를 꽉 메운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 더 즐겁다.
단체로 온 사람들은 우리 뿐이고 남.녀 아니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다.
잘 사는 사람들의 피서를 보는 듯하다.
 

잠시 산 정상을 걸으며 2m 도 넘게 쌓인 눈을 만져보며 한 뼘도 안되는
어린 나무들이 겨우 겨우 생명을 이어가는 생존경쟁의 현장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Peak 2 Peak 까지 다시 곤도라를 탔다.
편도길이가 4.4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곤도라라고 한다.
계곡을 잇는 곤도라에서 바라보는 숲의 모습은 장관이다.
카메라 샷터를 계속 눌렀는데도 햇빛에 반사되어 붉은 색 감도는 숲뿐이다.
 
 

 
우리는 모두 삑빽하게 들어찬 숲과 눈이 녹아 흐르며 만들어 낸 깊은
계곡을 건너는 한 마리 새와 같았다. 스키와 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여유롭다.
멀리 Blackcomb 마운틴 정상을 바라보며 다짐했다.
 
 
 

 
이번 연수는 참 행복했다고.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이 모두가 천리포수목원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만들어 가는
씨앗이 될 것이라고.
그 씨앗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과 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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